에포크타임스

루비오 美 국무장관 방한 전격 취소…한미관계 이상 없나

2025년 07월 03일 오전 11:10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한국 방문 계획이 돌연 연기됐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한미 고위급 대면이 무산되면서 외교 일각에서는 양국 간 소통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전날 한국 정부에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당초 루비오 장관은 오는 10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 전, 8~9일 일정으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대통령실은 “한미 양국은 루비오 장관 방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해 왔으나, 미국 내부 사정으로 당분간 방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고위급 인사 교류는 앞으로도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한 연기는 미국 내 대외무역 정책 조율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8일 세계 주요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루비오 장관은 관련 협상 및 대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협상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동아시아 순방 실익에 의문을 표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이 방한한다면, 한미 정상회담 일정 및 의제 조율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한이 무산되면서 정상회담 추진 일정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양국 간 전략 대화의 공백이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최근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기자회견에 동석하며 외교·안보 핵심 참모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가 2016년 대선 경선 당시 트럼프를 공개 비판했음에도 이후 쿠바·베네수엘라 정책 자문 등 핵심 역할을 맡아온 점은 트럼프의 두터운 신임을 방증한다.

한편, 외교가에선 이번 방한 연기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국 측이 오는 9월 3일 전승절 행사에 이 대통령을 초청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대통령실은 지난 2일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여부와 관련해 중국과 소통 중에 있다”며 “구체적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