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한동훈·이재명 회담 하루 만에 평행선 달리는 與野, 왜?

2024년 09월 02일 오후 8:0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 후 하루 만에 여야가 다시 평행선을 달리는 모양새다.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여야 대표 회담 당시 이재명 대표가 주장한 “계엄”에 대해 ‘괴담 정치’라고 일축했고, 제1야당인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점을 비판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전날 주장한 ‘계엄’에 대해 질타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 대표가 전날 여야 대표 회담에서 “(정부가)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우리가 모르게 지금 대통령께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건가”라며 “만약 그렇다면 저희에게 알려주시라.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근거를 제기해 주시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진짜 그렇다면 우리도 막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이건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 대표는 어제 모두발언에서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걸 막기 위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완벽한 독재 국가가 아니냐고 했다”고 운을 뗀 후 “이 대표의 공개적인 발언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피해망상적인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가 언급한 ‘계엄’의 진실 여부를 밝힐 것을 촉구하자 민주당은 “오죽하면 국민이 계엄령을 걱정하나”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취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비상식적 사고와 현실 부정, 격노, 고립으로 나타나는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이상심리 상태에 대한 국민의 관찰과 진단, 극단 상황 예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22대 국회 개원식 불참 사안을 비판하는 데 당력을 집중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윤석열 대통령께서 국회 개원식에 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불참한다고 한다”며 “(불참 이유로) ‘국회 정상화’를 주장하시는데 정상화해야 할 것은 국회가 아니라 대통령 자신”이라고 직격했다.

정치권에선 여야 대표 회담 후 바로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 행태와 관련해 ‘정쟁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170석 거대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실제 이날 기준으로 시작될 정기국회 기간에 대정부질문 및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 실정을 부각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속에서 오는 26일엔 윤 대통령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방송4법 ▲노란봉투법 등의 재표결도 예고돼 있어 ‘정쟁 장기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