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심층분석]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드러난 중국의 한계

2025년 07월 01일 오후 12:27

이스라엘-이란 전쟁을 통해 세계는 중국의 한계를 명확히 목격했다.

수년간 분석가들은 중국이 첨단 기술 산업, 해군 전력, 외교단 규모 등의 측면에서 미국과 대등한 경쟁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러한 힘의 변화는 미국이 전통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중동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것처럼 보였다.

2년 전 베이징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중재했다. 같은 해 말, 미국 주도의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중국 주도의 브릭스(BRICS) 블록은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중동 지역 4개 회원국을 새로 받아들였다.

이 블록은 2009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의해 형성됐으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하면서 확대됐다.

하지만 12일간의 이스라엘-이란 전쟁 기간 동안 미국의 행동과 중국의 침묵은 베이징과 워싱턴 사이의 힘의 격차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미국은 6월 21일 3만 파운드급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이란 핵심 핵시설을 공격하며 동맹국 이스라엘을 지원했다. 이틀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을 발표했다. 이 휴전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란에 대한 베이징의 지원은 대부분 수사적 차원에 머물렀다. 말로만 지원한 것이다.

중국은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이란 공습을 둘러싸고 미국을 비판했다. 또한 브릭스 회원국들과 중국•러시아 주도 안보기구인 상하이협력기구와 공동성명을 발표해 이란에 대한 공격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휴스턴 세인트토마스대학교 국제학과 예야오위안 교수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힘의 격차가 드러났다는 것은 각국이 미국에게로 더 가까이 이동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가 두 강대국이 이끄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 가는 상황에서 중동 국가들이 친중국 입장에서 벗어나 중립적 입장으로 이동할 것임을 의미한다.

영국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의 크리스토퍼 볼딩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베이징은 미국의 초점이 아시아, 특히 중국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예리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이스라엘-이란 전쟁 기간 동안 의도적으로 조용한 모습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이 중국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문제들에 집중하도록 만들수록 중국에 더 유리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 알렉산더 리아오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다음 수순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그는 “베이징은 동방이 부상하고 서방이 쇠퇴한다는 기존의 세계 정세 평가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들이 전략적 방향의 경로를 바꿔야 할까?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가운데)이 2025년 6월 26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의 9개 정식 회원국에는 중국, 인도, 러시아가 포함돼 있다. 중국의 지원은 수십 년에 걸친 미국과 유엔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경제와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Pedro Pardo/AFP via Getty Images/연합

중국의 전략에서 이란이 맡은 역할

중국의 지원은 이란이, 수십 년에 걸친 미국과 유엔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핵농축 프로그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스라엘-이란 전쟁 며칠 전 이란이 400킬로그램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중국 입장에서 이란은 높은 지정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동서를 연결하는 이란의 위치는 중국공산당의 일대일로 구상에서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해왔다. 이 외교정책 플랫폼은 글로벌 인프라 개발 프로그램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2016년 이란을 방문했으며, 이때 양국은 이른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형성했다.

2021년 베이징과 테헤란은 25년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은 이란의 통신, 은행, 항만 및 기타 인프라에 4천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그 대가로 이란은 중국에 석유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중국은 이란 원유의 약 90%를 구매하고 있다. 시장 정보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작년 일일 물량은 약 150만 배럴이었다.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과 이란 간 석유 거래는 일반적으로 중국 위안화나 물물교환으로 이뤄진다. 이는 미국 달러로 거래되는 무역량을 줄임으로써 탈달러화와 글로벌 무역에서의 위안화의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베이징의 야망과 일치한다.

나토의 부상

올해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32개 회원국은 2035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는 회원국들이 2024년 평균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한 것을 고려할 때 나토 군사비 지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는 의미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들은 전 세계 군사비 지출 총 2조7천억 달러 중 약 55%를 차지했다. 나토의 지출이 두 배로 늘어나면 이 비율은 약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토는 또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명시한 조약문 제5조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했다.

6월 25일 나토는 인도•태평양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유로-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안보는 상호 연결돼 있다”고 명시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4개 파트너국은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다.

중국은 나토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나토 정상들이 2025년 6월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2025 나토 정상회의에서 공식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32개 회원국은 2035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5%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하루 뒤 중국 외교부는 이러한 조치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나토의 관심 확대를 비판했다. │ Omar Havana/Getty Images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월 26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올린 글에서 군비 증강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나토의 관심 확대를 비판했다.

리아오는 나토 민주주의 국가들이 지역 안보동맹을 글로벌 규모로 확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그는 “그런 대대적인 확대가 일어난다면 중국공산당에는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확대는 나토 조약 제5조, 즉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이라는 원칙이 인도•태평양 국가들까지 적용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나토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으며, 단지 적절한 시기와 기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나 일본과의 어떤 분쟁도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70%를 차지하는 집단, 즉 나토와의 분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대만 점령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정학 컨설팅업체 킬로 알파 스트래티지스의 창립 파트너인 에이미 K. 미첼은 트럼프가 인도•태평양에서 나토와 같은 안보동맹을 구축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큰 업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녀는 “현재로서는 트럼프 자신과 그의 예측불가능성이 중국에 대한 주요 억제 요인”이라며 “중국공산당은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를 어떻게 다룰지 원점에서 재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지속적인 무역전쟁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베이징은 6월 20일 펜타닐 전구체 2종에 대한 새로운 통제조치를 발표했다. 왕샤오홍 중국 공안부 장관과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 간의 모처럼의 회담 하루 뒤였다. 중국 국영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왕샤오홍은 퍼듀에게 중국이 마약과 불법 이민 억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이 중국 상품에 부과한 20%의 펜타닐 관련 관세를 해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현재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약 50%로, 이는 펜타닐 관세, 10% 상호 관세, 바이든 행정부 시절 기존 관세로 구성된 누적 세율이다.

한 노동자가 2025년 6월 1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제조업체에서 철강 기계 부품을 옮기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지속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중국의 5월 공장 생산이 예상보다 적게 증가했다. │ STR/AFP via Getty Images/연합

중국은 지난주 미국과 추가 무역협정을 체결했는데, 이는 5월 제네바에서 협상한 조건들을 구체화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중국의 펜타닐 밀매와 관련된 20%의 미국 관세가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희토류 원소 수출에 대한 베이징의 지연 전술은 양국 간 협상에서 핵심 쟁점이 되어 왔다.

중국 상무부는 6월 27일 기본협정의 일환으로 “법률에 따라 통제 품목에 대한 적격 수출 신청을 검토하고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토류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희토류 수출에 대해 한 기자가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으로 나온 것이다.

희토류는 현대 제조업의 필수 구성요소인 영구자석 생산에 필수적이다. 또한 군사 장비에도 중요하다. 중국의 수출 허가는 민수용만을 대상으로 하며 6개월마다 갱신해야 한다.

볼딩은 중국이 희토류 공급에 대한 거의 독점적 통제권을 더욱 꽉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자국의 힘을 과시하는 것 외에도, 양측이 서로 어떻게 싸울지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미군의 군비 강화를 돕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