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프로그램 일시 후퇴에 불과” 주장에…백악관, 전면 반박

백악관이 6월 21일(이하 현지시간)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불과 몇 달만 지연시켰다고 결론지은 미국 기밀 보고서가 유출됐다는 CNN 보도를 반박했다.
6월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CNN이 인용한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서가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며, CNN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깎아내리고 미국 전투기 조종사들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정보기관 내 하급 낙오자”의 헛소리를 인용했다고 비난했다.
레빗 대변인은 “3만 파운드 폭탄 14발을 목표물에 완벽하게 투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완전한 파괴”라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이번 공습이 완전한 성공이 아니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성명에서 “내가 본 모든 것을 바탕으로 말하는데, 우리의 폭격 작전이 이란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우리의 대형 폭탄들이 각 목표물의 정확한 지점을 타격했고 완벽하게 작동했다. 이 폭탄들이 가한 충격은 거대한 잔해 더미 아래 묻혀 있다. 폭탄이 파괴적이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대통령과 우리 군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폄하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CNN은 24일 국방부 정보 부서가 작성한 초기 피해 평가에서 이번 공습이 이란의 원심분리기나 농축우라늄 비축량을 파괴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CNN은 조사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4명의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피해는 주로 지상 인프라에 국한됐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기껏해야 몇 달 정도만 지연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공습이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궤멸시켰다”고 한 21일 밤 트럼프 대통령의 TV 성명과 모순되는 것이었다. 24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평가를 재확인하며 “완전히 파괴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22일 보다 신중한 어조로, 이란이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케인 의장은 기자들에게 “공습으로 인한 핵 시설의 피해 정도가 큰 관심사라는 것을 안다. 최종 평가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초기 평가에 따르면 3개 시설 모두 극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파괴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BDA(전투피해평가)는 아직 진행 중이며 거기에 무엇이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도 신중한 평가를 내놓았지만, 이란의 포르도 핵시설에 대한 “매우 심각한 피해”를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사회에서 “현재 IAEA를 포함해 누구도 포르도의 지하 피해를 완전히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사용된 폭발물과 진동에 극도로 민감한 원심분리기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매우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명에서는 “우라늄 농축 시설 내부의 피해 정도는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 루이지애나)은 정보 평가가 진행 중이며, 원래 6월 24일로 예정됐던 의원들을 위한 기밀 브리핑이 6월 27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한편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브리핑이 연기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정책을 평가하고 중동 상황을 검토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뒤로 늦춘다는 것이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는 24일 기자들에게 “미국 국민은 사실과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무력화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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