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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침해”…락스퍼영화제, 메가박스 상영 취소 규탄

2025년 06월 19일 오전 11:27

“예술은 침묵하지 않습니다. 진실은 검열될 수 없으며, 이는 단지 문화예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메가박스 동대문점의 영화제 상영작 전면 취소 조치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직위는 6월 18일 오후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가박스가 개막 하루 전날 사전 고지나 협의 없이 모든 상영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이는 영화제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관객과 감독, 나아가 예술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는 전 세계 자유와 인권의 현실을 조명하는 국제 인권 영화제로, 올해는 중국 공산당의 강제 장기적출 문제를 다룬 레이먼드 장 감독의 《국유장기》와 홍콩 민주화 운동을 담은 《시대혁명》 등을 상영할 예정이었다. 특히 《국유장기》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조직위는 “메가박스 측이 ‘정치적인 영화는 상영할 수 없다’는 비공식 입장을 밝혔고, 일부 언론은 본사가 영화제 성격을 문제 삼아 내부 논의 끝에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도 공식 사과나 해명은 없다”고 비판했다.

허은도 수석 프로그래머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영화제 허은도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계약 파기를 넘어,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을 다룬 콘텐츠에 대한 조직적 혹은 비공식적 검열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외부 권력은 한국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박해, 종교·문화적 억압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자유에 대한 문제”라며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은 보편적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의 경제력과 외교력은 진실을 덮는 데 악용되고 있으며, 그 결과 국내 영화계조차 침묵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영화제 측은 “이번 사태는 영화 몇 편의 상영 여부가 아닌,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지킬 수 있느냐는 질문”이라며 “누가 우리의 자유를 대신 결정하는가, 자본과 권력에 침묵하는 사회가 과연 자유로운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밝혔다.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는 메가박스의 명확한 해명과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하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영화인, 관객,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선언했다.

영화제 측은 이번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기자회견 후 거리행진을 했다. | 한기민/에포크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