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75개 최빈국, 올해 중국에 갚아야 할 돈 220억 달러

2025년 05월 28일 오후 1:48
2024년 10월 29일 페루의 찬카이항│Cris Bouroncle/AFP via Getty Images/연합2024년 10월 29일 페루의 찬카이항│Cris Bouroncle/AFP via Getty Images/연합

호주 싱크탱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75개 나라가 올해 중국에 220억 달러(약31조원)의 채무를 상환할 예정이다.

호주 외교통상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시드니 소재 로위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개발도상국에서 중국으로의 채무 상환액은 2025년 총 3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향후 몇 년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채무 상환액 중 약 220억 달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75개 나라가 갚아야 할 돈”이라고 짚었다.

이 보고서는 페루의 라울 페레스 레예스 경제장관이 중국의 송양 주(駐)페루 대사와 만나 찬카이 항(港)에서 종료되는 신규 지역 철도 회랑에 대해 논의한 가운데 나왔다.

페루 정부는 중국 국가철도국장 페이둥빈과 여러 중국공산당(CCP) 대표들도 이 회의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페루 경제재정부는 5월 26일(이하 현지 시간) 성명에서 중앙 바이오세아닉 철도 회랑(CFBC)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중국과 브라질의 회의를 주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제안이 실현되면 브라질을 페루 태평양 연안의 찬카이와 연결하여, 중국 선박들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거나 남미 남단을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무역 루트를 만들게 될 것이다.

중국은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하에 세계 여러 지역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거액의 대출을 제공해 왔다.

이 프로그램은 스리랑카의 함반토타와 파키스탄의 과다르 같은 거대한 항구 건설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일부 지역의 다리, 고속도로, 병원, 심지어 학교 건설까지 자금을 제공했다.

로위연구소 보고서는 “지금, 그리고 향후 몇 년간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대해 은행가보다는 채권추심업자 역할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보고서는 2010년대부터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채무 상환 비용이 신규 대출 지급액을 훨씬 상회하면서 베이징이 개발도상국에 자본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빨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가 확보된 120개 개발도상국 중 54개국에서 중국에 대한 채무 상환액이 서방 대출기관들의 파리클럽에 대한 채무 상환액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선진국들(주로 OECD 회원국)이 참여하는 채권국 그룹 파리클럽은 102개국으로부터 총 6160억 달러의 채권을 갖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파키스탄, 몽골, 카자흐스탄과 같은 이웃 국가들과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같은 중요한 원자재를 제공하는 국가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저자인 라일리 듀크 연구원은 “베이징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상환을 너무 강하게 압박하면 양자 관계를 손상시키고 외교적 목표를 훼손할 수 있다. 동시에 중국의 대출 기관들, 특히 준상업적 기관들은 미상환 채무 회수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채권추심업자가 됐는데, 이것이 개발 파트너로서의 평판과 남남협력(South-South cooperation)에 대한 메시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고채무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의 압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거나 저항하기보다는 조용히 넘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으로부터의 지속적 자금 조달과 무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은 원조보다는 점점 더 거래 지향적으로 변하고 있고 유럽은 주의가 분산돼 있다. 이것 때문에 아프리카 여러 나라가 미래의 경제적 경로를 구상할 때 중국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일대일로 대출이 종종 조건이 붙어 있으며, 특히 중국공산당의 ‘하나의 중국’ 정책 준수와 관련해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온두라스, 니카라과,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솔로몬제도는 모두 대만과의 외교적 승인을 철회한 지 18개월이 안 돼서 거액의 대출을 받았다.

중국이 일대일로 대출을 점점 더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페루는 스스로 “남미 지역 통합을 재정의할 메가프로젝트”라고 묘사한 CFBC 자금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레예스는 “우리는 우리 몫의 자금을 공동 출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CFBC는 리마를 페루 내륙의 푸칼파시와 연결한 다음, 국경을 넘어 브라질의 크루제이루 두 술로, 그리고 빌에나를 거쳐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의 주요 대도시들로 연결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