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또 인사 변동 조짐…軍 서열 2위 측근, 정무라인까지 장악하나

장유샤 측근 장셩민, ‘공석’ 정치공작부 주임 대신 대표로 행사 참석
정치공작부는 군 인사 관여하는 실권 조직…시진핑, 영향력 축소 신호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상층부에서 인사 재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시진핑 측근 장성들의 대규모 숙청과 맞물려, 반대 세력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말 낙마한 먀오화(苗華·69) 전 정치공작부 주임의 후임으로 장셩민(張升民·67) 군사기율위원회(군기위) 서기가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장셩민은 反시진핑 세력을 이끄는 군 서열 2위 장유샤(張又俠·74)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핵심 측근이다.
장셩민은 군기위 서기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치공작부 주임을 겸직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감찰 권한을 가진 군기위와 군 정무라인 핵심 조직인 정치공작부까지 장유샤 세력이 장악할 경우, 군부 권력 판도 변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영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회 전국 장애인 지원 유공자 표창대회’에 장셩민 군기위 서기가 군을 대표해 참석했다. 이 행사는 장애인 복지에 기여한 유공자를 표창하는 대회이지만, 장애인에 상이군경도 포함돼 군부에서도 대표가 참석해 왔다.
인민해방군 최고 지도부인 중앙군사위는 현재 6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군사위 주석 시진핑 아래에 2명의 부주석(장유샤, 허웨이둥), 3명의 위원(류전리, 먀오화, 장셩민)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6명은 서열과 관할 업무가 철저히 나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 관련 업무는 군사위 산하 정치공작부 소관이다. 정치공작부 주임이었던 먀오화가 지난해 11월 기율 위반 등의 혐의로 숙청된 이후, 주임직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공석이었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서 장셩민 서기가 군을 대표해 참석함으로써, 사실상 정치공작부 후임 자리를 꿰찬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홍콩 성도일보는 “장성민이 이미 정치공작부를 지휘하고 있으며, 공석인 먀오화의 자리를 정식으로 이어받아 주임직을 겸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정치공작부…사상 통제, 인사권, 장성 평가권까지 실세 조직
중앙군사위 산하 정치공작부는 군 내부의 사상 통제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군인들의 정치 사상 평가를 통해 인사, 특히 장성급 인사들의 승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부서다.
일각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중앙조직부와 중앙선전부를 합쳐 놓은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이 부서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군 전체의 방향성과 충성심이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시진핑은 자신의 측근인 먀오화를 정치공작부 주임으로 임명해 군의 충성심을 철저하게 통제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먀오화가 주임직을 박탈당하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시진핑의 권력이 제대로 작동하던 시절이라면 생각하기 힘든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후 정치공작부 주임직은 공식 후임이 지명되지 않았지만, 홍콩 언론 등의 분석에 따르면 사실상 장셩민이 역할을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셩민은 시진핑 체제 초기인 2017년 중앙군사위 군사기율위원회 서기에 임명돼 8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군 내 ‘정치 실무통’이다. 산시성 출신인 시진핑이 창설한 중국 로켓군 출신으로, 정치와 보급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번 인사 변동은 장유샤의 군부 입지 강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문제 전문가 리무양(李沐陽)은 “장셩민은 장유샤와 관계가 밀접한 인물”이라며 “그의 장애인 지원 행사 대표 참석은 장유샤가 군 내부에서 권력 재편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리무양은 “시진핑은 로켓군 수뇌부를 대거 숙청했고, 이에 불안감을 느낀 로켓군 출신 장성들은 누군가 의존할 곳이 필요했다. 장셩민을 포함해, 로켓군 관련 인사들이 장유샤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앙군사위는 주석인 시진핑 아래에서 2명의 부주석이 각각 2명의 위원을 이끌고 3:3 구도로 경쟁을 펼치는 구조였다. 시진핑은 두 파벌 사이에서 경쟁과 타협을 유도하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현재 6인 구도로 재편된 이후 수적으로 열세(2명)였지만 시진핑의 지원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던 먀오화 파벌이 몰락하면서 장유샤 파벌의 힘이 급격히 불어나는 형세다. 먀오화 파벌에 속한 위원이었던 허웨이둥은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돼 ‘해임설’에 휘말려 있다.
반면, 장유샤 파벌은 장유샤 본인을 포함해 류전리(刘振立·60)와 장셩민 등 3명이 모두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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