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진선인, 삶의 중심이 되다’…90년대 중국을 바꾼 ‘파룬궁’의 확산과 그 여정

2025년 05월 14일 오후 2:48

5월 13일은 ‘세계 파룬따파(法輪大法)의 날’이다. 수십 년간 중국에서 억압받아온 이 영적 수행법은 1990년대 중국에서 출발해 세계 곳곳으로 퍼졌고, 수천만 명의 삶을 바꾸었다.

1992년 5월의 이날, 중국 동북부 장춘의 한 고등학교 강당. 이곳에서 180여 명의 청중 앞에 선 한 남성은 9일간의 강의를 시작했다. 이날은 그의 41번째 생일이자, 훗날 ‘세계 파룬따파의 날’로 기념되는 날이 됐다. 그가 바로 파룬궁 창시자인 리훙쯔(李洪志) 선생이다.

당시 중국은 문화대혁명과 무신론 교육의 여파로 정신적 공백 상태에 있었다. 그런 가운데 수련을 통해 ‘진실·선량·인내(真·善·忍)’를 추구한다는 이 수련법은 짧은 기간 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리 선생은 2년간 전국을 돌며 56회의 강연을 통해 6만 명 이상에게 파룬궁 수련을 알렸다. 그 후 5~6년 만에 파룬궁 수련자가 1억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파룬궁을 접한 사람들 “찾고 있던 걸 만났다”

1994년 여름, 중국 다롄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한 국영은행 대출 담당자 류야친 씨는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40세였던 그는 출산 이후 건강 악화로 만성 피로와 소화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수업 사흘째 되던 날, 친구와 함께 전차 대신 30분을 걸어 귀가했고, 그 이후 몸 상태가 뚜렷하게 달라졌다고 했다.

1998년 중국 전역의 수련자 약 4만 4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95~99%가 건강이 호전됐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수련자들은 그것이 단순한 육체 건강 개선을 넘어, 인간성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결심을 품게 된 것이다.

지린성 옌볜에서 파룬궁 강연회에 참석한 후 수련을 시작한 조선족 청년 진청취엔 씨는 “정신과 물질은 하나”라는 리 씨의 가르침이 큰 울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건강하고 좋은 사람은 마음(정신)도 건강해야 한다는 점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세미나를 마친 후 자신의 사업체 거래처를 방문해 과거 실수로 적게 지급한 거래 대금을 제대로 지불했다.

이 거래처 관계자는 “요즘 이런 사람 드물다”며 이후 신상품이 들어올 때마다 그에게 먼저 공급해 줬다고 했다.

1994년, 중국 랴오닝성 다롄을 방문한 리훙쯔 선생을 수련자들이 환영하고 있다. | 밍후이

“이익보다 양심”… 삶의 태도 바꾼 수행

파룬궁은 단순한 건강법이 아니라 정신 수련을 핵심에 둔다. 진실, 선량함, 인내라는 가르침은 일상 속 ‘참회’와 ‘내면 성찰’의 실천을 요구했다.

이는 리 선생 스스로 모범을 보인 부분이기도 했다. 강연에 참석한 이들은 리 선생을 카리스마 있지만 겸손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의 강연회는 항상 빠르게 자리가 찼지만, 참가비는 중국 전역 기공 강연회 중 가장 적은 금액이었다.

리 선생의 전국 순회 강연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한 수련자는 리 선생이 매일 저녁 와이셔츠를 직접 빨아서 말렸고 끼니는 툭하면 라면으로 때웠다고 기억했다. 빠듯한 일정 때문에 식사를 거르는 일도 많았다.

이러한 가르침에 따라, 파룬궁은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무료로 보급됐다. 수련 장소는 대부분 공원이나 강변, 한적한 공터였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한롄샹 씨도 그렇게 파룬궁에 입문하게 된 사람이다. 그녀는 1990년대 강변 공원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파룬궁 수련자들의 모습을 보고 한번 따라 해봤다가 좋은 느낌을 받았고, 이후 중국 다롄에서 10대 아들과 함께 파룬궁 강연회에 참석했다.

파룬궁 수련자 후양. 그는 수련을 시작한 후 삶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2025.5.10 | Samira Bouaou/The Epoch Times

아들 후양은 당시 말썽꾸러기였지만, 수련 이후 가족들도 놀랄 만큼 변화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집안일을 하고, 이웃에 인사를 건넸으며, 무거운 짐도 기꺼이 들어줬다. “모든 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기분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류야친 씨도 이전에는 가족에게 고함치고 자기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수련 이후 감정을 제어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게 됐다고 했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인정하고 “진실·선량·인내를 수련하는 사람”이라며 격려해 줬다.

리 선생의 강연을 엮은 책 ‘전법륜’은 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갑작스러운 갈등에 부딪혔을 때 친절한 마음을 유지하면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리훙쯔 선생이 1990년대 미국 뉴욕의 강연회에 참석했다. 리 선생은 90년대 초반 중국에서 파룬궁을 보급한 이후, 해외 중국인들의 초청으로 순회 강연을 다니곤 했다. | 밍후이

조용히 세상을 바꾸다…입소문으로 퍼진 수련 열풍

1990년대 중반, 주말 아침 중국 도시 공원 곳곳에서는 파룬궁 동작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건강 회복과 도덕심 향상에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수련자가 불어났다.

중국 최북단 도시 중 하나인 자무쓰 출신인 왕위광 씨는 자신이 중국에서 파룬궁을 수련하던 당시, 지인과 친척 100여 명이 수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베이징 중심가인 창안제에서는 도로변에 장사진을 이룬 수련자들의 모습과 버스에 탄 승객들이 창가에 몰려 이를 지켜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베이징에서만 수백 개의 수련장이 운영됐고, 시골 마을에서도 수백 명이 아침마다 함께 수련에 나섰다.

처음에는 중국 당국도 긍정적이었다. 1995년에는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이 리 선생을 파리로 초청해 일주일간 파룬궁 강연회를 열었다.

일부 관영 언론은 파룬궁 수련자들의 선행을 보도하기도 했다. 1997년 관영매체 ‘다롄일보’는 파룬궁 수련자 성리젠 씨가 사재를 털어 마을 도로를 건설한 일을 보도했다. 1998년 11월 ‘양성만보’는 1면 기사를 통해 2세 아이와 93세 노인까지 수련하고 있다며 전 연령층의 참여를 조명했다.

중국 매체 양성만보 1998년 11월 10일 자 1면. | 자료 사진

전환점… “공산당의 눈에 거슬린 인기”

그러나 수련자 수가 급증하자 당국의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1999년 4월 톈진에서 관영 잡지에 파룬궁을 비난하는 기사가 실리자, 일부 수련자 수십 명이 당국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려다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수련자들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폭력으로 진압하고 체포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중국 전역에서 약 1만 명의 수련자들이 베이징 중난하이(중국 최고지도부 청사) 인근으로 모여 평화적인 항의를 벌였다. 훗날 ‘4·25 중난하이 청원’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중국 사회에 하나의 기념비가 됐다.

수련자들은 청사 밖에서 조용히 기다렸고, 당시 지도부는 대화를 통해 체포된 수련자 석방, 파룬궁 관련 출간물의 발행 허용, 자유로운 수련 보장 등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수련자들은 당일 오후 평화롭게 해산했다.

그러나 석 달 뒤였던 7월,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은 약속을 어기고 전국적인 탄압 캠페인을 지시했다. 이후 지금까지 26년간 수련자들은 체포·구금·고문·사망 등 극심한 탄압을 겪고 있다.

파룬궁을 알리던 자원봉사자 미루이징 씨는 전국적인 체포 작전에 의해 투옥됐고 감옥에서 피부병과 위천공 증세를 앓다가 위의 4분의 3을 절제해야 했다. 결국 그녀는 중국을 탈출해 현재는 미국 뉴욕에 정착해 있다.

파룬궁 수련자 미루이징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30회 세계 파룬따파의 날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2022.5.13 | Samira Bouaou/The Epoch Times

탄압을 넘어… “영혼의 자유를 지키는 싸움”

현재까지도 중국 내에서는 파룬궁 수련이 불법으로 간주되며, 수천 명이 억류되고 고문으로 희생됐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파룬궁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리 선생은 2000년 이후 네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고, 유럽의회에서는 25명 이상이 사하로프 인권상을 공동 추천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 각국 지방의회에서는 매년 5월 13일을 ‘세계 파룬따파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올해도 미국 의원들은 수련자들에게 지지를 표명했다. 팻 라이언(민주당, 뉴욕) 하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의 강제 장기 적출 등 반인권 범죄를 멈추기 위한 파룬궁 보호법’을 공동 발의하며, 상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뉴욕주 주의회 상원 결의안에서는 파룬궁에 대해 “3천 개 이상의 표창과 감사장을 수상하는 등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룬궁에 수여된 감사장과 표창 | 밍후이

“그때 탄압만 없었더라면…”

오우양옌 씨는 1993년 딸과 함께 리 선생의 강연을 들었다. 당시 ADHD를 앓던 6살 딸은 놀랍게도 강연 내내 집중했고, 나중에는 강연장에 리 선생이 들어오면 “이 아저씨가 좋다”라고 말했다.

이후 오우양 씨는 국립대학의 행정직을 그만뒀지만, 상사는 그녀를 “가장 모범적인 직원”으로 기억했다고 한다. 그녀는 “탄압만 없었더라면, 더 많은 이들이 이 수련을 알게 되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랬다면, 오늘의 중국은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 편집자주: 본 기사는 에포크타임스 영문판 2025년 5월 13일 자 보도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