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CIA, 中 공산당 ‘고위 간부 포섭 작전’ 개시…“反시진핑 세력 겨냥한 것”

2025년 05월 03일 오후 2:26

1일 유튜브·SNS에 공산당 내부 권력암투 그린 영상 2편 공개
“스스로 운명 쥐고 싶다면 연락하라”…CIA 접촉 방법까지 안내
대만 전문가들 “中 내분 격화, 반시진핑 세력의 움직임에 맞춘 것”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중국 공산당의 내부 투쟁을 공개적으로 조명하며, 체제에 환멸을 느끼는 중국 고위 간부 및 일선 관리들을 포섭하는 활동에 나섰다.

미·중 관계가 관세전쟁으로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 정보기관이 중국 체제 내부로의 직접 침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단순한 선전전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내부를 겨냥한 본격적인 ‘심리전(心理戰)’의 포문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CIA는 지난 1일 중국어 간체로 제작된 두 편의 영상을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게시했다. 첫 번째 영상은 공산당 고위 간부들을, 두 번째 영상은 하급 관리와 실무자를 겨냥한 것으로, 각각의 영상 말미에는 CIA에 접촉하는 구체적 방법이 안내돼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가상의 공산당 간부들이지만, 설정은 매우 현실적이다. 영상 속 간부들은 “공산당 체제에 실망했고, 가족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출구를 찾고 있다”며 CIA와 접촉한다. 그중 한 인물은 “위로 올라갈수록 나보다 높은 자리에 있던 이들이 하나둘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것을 봤다”며 “이제 내 운명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CIA의 목표는 명확하다. 중공 체제 내부에서 불만을 품고 있는 이들을 발굴하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대만의 국가안보 전문가인 위쭝지(余宗基) 전 대만국방대 교수는 “내부 첩자 포섭은 기밀 정보를 얻기 위한 가장 전형적인 수단이면서도 매우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위쭝지 교수는 “특히 전체주의 국가일수록 내부의 권력 투쟁은 치열하며, 이런 투쟁에서 밀려난 세력은 외부와 손을 잡을 강한 동기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밍과 인물만 정확히 포착하면, 중국 공산당의 내부 실상을 직통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최단 경로를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공산당에서는 고위 간부가 예고 없이 실각하거나 실종되고 감옥에 갇히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은밀한 숙청’은 전체주의 독재 정권에서 일상적인 권력 유지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원 션밍스(沈明室) 연구원도 “중국에서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나 중요 회의 전에는 모두가 불안에 떨고, 다음에 숙청당할 사람이 자신일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션밍스 연구원은 “이번 CIA 영상은 바로 그 불안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영상을 직접 봤는데, 고위층뿐 아니라 일선 간부들의 공감도 충분히 끌어낼 수 있을 만큼 정교하게 설계됐다”고 평가했다.

위쭝지 교수 역시 “이번 작전은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반(反)시진핑 계열 고위 인사들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시진핑 체제를 흔들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점은 시진핑 내부의 파벌 싸움이 가장 격화된 시기이자 반시진핑 세력의 존재가 가장 뚜렷이 드러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