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호텔에 게양된 오성홍기…일상에 침투한 中 공산당

크리스탈 로즈 존스
2025년 01월 31일 오후 6:33 업데이트: 2025년 01월 31일 오후 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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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날인 1월 26일(현지 시간), 서호주 맨두라에 있는 호텔 코블러스 팔콘 펍에 중국 공산당 오성홍기 두 개가 게양돼 현지인들이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홍콩인 소유의 호주 베뉴 컴퍼니(Australian Venue Co) 소속인 이 호텔은 1월 25일 영업 종료 직후 오성홍기가 게양된 것 같다며 자신들은 그 일과 어떤 관련도 없다고 부인했다.

오성홍기 두 개는 1월 26일 오전 8시까지 그 자리에서 펄럭였다.

호텔 측은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우리 업소 밖에 오성홍기들이 걸려 있었다는 일부 보도를 보셨을 것”이라며 “그 국기들은 우리의 인지나 허가 없이 걸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우리 직원들이 즉시 제거했다”고 밝혔다.

호주 베뉴 컴퍼니는 지난해 12월, 원주민들의 감정을 고려해 자사의 200개 업장에서 호주의 날 축하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압박을 받았다.

이 날은 1788년 1월 26일 아서 필립 제독이 이끄는 영국 제1함대가 시드니 코브에 도착해 영국의 식민지를 수립한 날이라, 원주민들은 이 날을 ‘침략일(Invasion Day)’ 또는 ‘생존의 날(Survival Day)’로 부르기도 한다.

얼마 후, 언론 보도와 반발이 이어지자 회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 국경일을 자유롭게 축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월 26일 행사를 여는 호텔 식당과 바(bar)들의 홍보 포스터에서 ‘호주의 날’이라는 용어가 빠진 것이 드러나면서 회사는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됐다.

이 행사들은 호주의 날 행사로 표기되는 대신 ‘긴 주말’ 축하 행사로 명시됐고, 꽃과 악기 같은 일반적인 도안들이 사용됐다.

호주의 날 금지 조치는 피터 더튼 야당 대표와 자신타 프라이스 자유당 상원의원을 포함한 정치인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회사가 이 공휴일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왜 호주의 날 행사로 수익을 얻으려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호주 베뉴 컴퍼니의 본사는 진보 성향이 강한 멜버른 도심에 위치해 있다.

학생 운동가 드류 파블로우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연초에 홍콩 투자회사 PAG가 200개 이상의 업장을 가진 이 호텔 체인을 인수했다. PAG는 그 직후 이 업장들에서 호주의 날 축하를 금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PAG의 회장은 웨이지안 샨으로, 그는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테러와의 전쟁’과 대만에 대한 ‘영토 주장’을 옹호한 중국공산당의 적극적인 지지자이다”라고 말했다.

샨은 2021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같은 의견을 기고했다.

‘호주의 날’과 관련한 갈등

이 국경일은 수년간 논쟁의 대상이었다. 활동가들은 매년 거리에서 이 날을 기념하는 행사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여왔다.

호주의 날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날짜가 유럽 탐험가들에 의한 국가 식민지화를 상징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날이 통합의 날이며, 호주의 성과와 생활방식을 함께 나누는 날이라고 주장한다.

호주의 날 연휴 기간 동안, 친팔레스타인 단체들과 연대한 일부 급진적 시위대는 호주의 종말을 촉구하는 표지판을 들고 있었다.

피터 말리나우스카스 남호주 총리는 매년 호주의 날을 앞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것에 호주인들이 지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