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中 장기 적출’ 관심 갖고 중국에 항의해야” 캐나다 인권변호사

정향매
2025년 01월 09일 오후 12:28 업데이트: 2025년 01월 09일 오후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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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메이터스(David Matas)는 캐나다 저명 인권 변호사이다. 2006년 그는 “중국에서 생체 장기 적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후 고인이 된 데이비드 킬고어(David Kilgour) 전 캐나다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무장관과 해당 문제를 논의했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중국 내 장기 적출 문제를 독립 조사했다. 같은 해 7월, 데이비드 메이터스와 데이비드 킬고어는 공동 명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적시한 중국 내 생체 장기 적출 증거는 국제 사회의 관심을 환기했다. 해당 공헌으로 메이터스는 2008년 캐나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이듬해인 2009년 11월, 캐나다 정부는 메이터스를 인권·민주 발전국제센터 소장으로 임명했다. 국제인권연구소(IGFM)도 2010년 데이비드 메이터스, 데이비드 킬고어 두 사람에게 인권상을 수여했다. 다음 해 두 사람은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18년 동안 메이터스는 전 세계를 돌며 의학·법학 분야 전문가들과 더불어 생체 장기 적출에 반대하고 이를 근원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81세를 맞이한 메이터스는 지난해 12월 15일, 재차 한국을 방문해 한국 전문가, 주요 대학 법학 전공자들과 해당 문제를 논의했다.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메이터스는 본지 독점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생체 장기 적출 중단 캠페인에 참여한 동기, 그 과정에서 실제로 겪은 경험을 공유했다. 다음은 데이비드 메이터스와의 문답 내용이다.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스로 유대인임을 밝힌 그는 제2차 세계대전과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이유로 들었다. “유대인으로서 저는 제2차 세계대전에 연합군이 참전하지 않았다면 저를 비롯한 유대인 다수는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저와 제 가족은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홀로코스트는 잊을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저의 성장기는 홀로코스트가 종식된 지 한참 시간이 흐른 때였지만, 저는 캐나다로 이주한 나치 전범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한 메이터스는 이어 말했다.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대형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했습니다. 상법 전문 법률사무소였는데 한 의뢰인이 난민 사건을 의뢰했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배운 전문성을 활용하여 난민 관련 법안 제정에 참여했습니다. 인권 활동에 들어서게 된 계기입니다.”

2006년 5월 24일, 미국 워싱턴D.C 비정부기구 ‘중국 본토 파룬궁 박해 종합조사위원회(이하 진실위원회)’는 메이터스 변호사와 킬고어 전 장관의 중국 내 파룬궁 박해 진상 조사를 돕는다. 중국 국가 기관은 살아있는 파룬궁 수련자들을 강제로 장기를 적출해 살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중국에서 장기 적출이 자행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저는 이러한 행위가 실제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강제 장기 적출이 발생했다면 전례 없는 학대입니다. 학대는 국가가 조직하고 제도화했으며 양심수를 대상으로 자행됩니다. 나치 독일이 자행한 홀로코스트 경험을 통해 대량 학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범죄 현장을 보지 않기 때문에 믿지 않습니다. 장기 남용 피해자들이 나서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고발했지만 피해자 시신을 화장했기 때문에 부검이 불가능한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 병원, 교도소 기록은 가해자 외에는 공개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더해집니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메이터스와 킬고어는 해당 사건을 인지한 후 독립 조사를 시작했다. 중국 현지 조사를 시도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우리는 다수 관련자들과 인터뷰했습니다. 그들이 제공한 정보는 보고서 부록으로 수록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조사 보고서와 관련된 다수 관련 데이터를 검토했습니다. 이는 복잡한 과정입니다. 데이터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피해 사례는 다수 존재하지만, 사건 관련 직접 증거 수집은 어렵습니다. 수많은 문서, 기록을 읽고 분석하고 흩어진 증거를 모아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는 생체 장기적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제가 지금까지 하고 있는 일입니다. 저는 장기 적출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합니다. 다른 나라를 방문하고 다양한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컨퍼런스에서 연설하지만 매번 같은 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변호사협회 회의에 참석했을 때 해당 문제에 대해 아시아 각국의 접근 방식을 주제로 이야기했습니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4개국의 관련 법률을 정리해서 발표했습니다. 저는 이번 한국 회의에 참석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장기이식윤리협회 활동 중 ‘중국 장기 이식 관광’을 방지를 위해 한국에 15가지 행동 권고안을 제안했습니다. 이 문제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각국 의회에서 연설하고 언론 인터뷰도 진행합니다. 제 활동의 핵심은 장기 적출 문제를 대중화하는 것입니다. 저는 최근 일본인을 교육하기 위해 일본도 방문했습니다. 한 일본 국회의원은 ‘국유장기’ 다큐멘터리 상영회에서도 연설을 했다고 했습니다. 다큐멘터리가 대만에서 상영되고 있을 때였습니다.”

특정 정권이나 집단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습니까?
“유사한 상황이 몇 번 있었지만 큰 피해는 없었어요.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 예기치 않은 행사 취소를 경험했습니다. 각 대학들은 행사장 대관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취소가 많았어요. 대학에 행사를 하러 갔더니 행사장을 빌려주는 곳이 없다고 해서요. 2010년 10월, 호주 브리즈번 에포크타임스 웨어(The Epoch Times Wear) 강연 때입니다. 장기 적출 문제 강연을 부탁받았는데 총격 사고가 있었습니다. 또 한 번은 중국 경찰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는 ‘당신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협박했습니다. 제가 중국 정부의 장기 이식 남용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우려한다면 저를 위협하기보다는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메이터스는 중국 인권 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을 언급했다. “그는 파룬궁 수련자 박해 문제에 대처하려고 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무실이 폐쇄됐습니다. 변호사협회에서 축출됐고 투옥되고 구타당하고 고문을 당했습니다. 그의 가족은 난민 신분으로 미국에 가야만 했습니다.”

관찰한 바에 따르면 중국 내 장기 적출은 다른 국가나 지역의 장기 이식 범죄와 어떻게 다릅니까?
“장기 이식 남용은 다른 나라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대부분 정부 조직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발생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자신의 신장을 매매하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신장은 두 개 중 하나만 있어도 생존할 수 있으니까요. 장기 매매 암시장도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 암시장은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지 않습니다. 개개인 차원에서 매매가 성립하죠. 범죄 행위지만 경찰이나 사법 관리가 뇌물을 수수하고 범죄자를 기소하지 않는 등 정부 차원에서 방기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주지할 점은 해당 국가에서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해 양심수를 학살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본토 외 다른 국가나 지역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중국 내 탈북민도 장기 적출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중국 정부의 강제 장기 적출 기본 대상은 양심수입니다.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탈북민도 피해자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탈북민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중국 정부가 생체 장기 적출을 하는 주요 목적은 무엇입니까?
“다양한 원인의 결과물입니다. 덩샤오핑 치하에서 중국은 사회주의 정치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공공 부문 투자 중단으로 발생하는 격차를 메우기 위해 민간 부문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교도소에 수감된 사형수의 장기를 적출하고 일종의 ‘제도화된 장기 이식 시스템’을 처음 개발했습니다. 병원은 교도소에서 사체를 얻고 교도소는 사체를 병원에 제공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그러다 1999년부터 중국 정부는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대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파룬궁 수련자가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감됐죠. 병원이나 교도소 관점에서 보면 구금된 파룬궁 수련자들은 ‘죄수’입니다. 병원이 장기 적출에 가담하는 핵심 동기는 돈이라고 생각하는데 중국공산당은 정치적 동기로 장기 적출을 합니다. 해당 시스템을 주도하는 것은 병원이 아닌 공산당입니다. 다시 말하여 병원은 돈벌이 수단으로 이를 악용하고 공산당은 이 모든 일을 조장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집단 사람들에게 장기 적출 문제를 이야기하면 어떻게 반응합니까?
“다양한 집단 사람들은 각기 다르게 반응합니다. 제가 위구르인, 가정교회(지하교회) 기독교 신자, 티베트인에게 이 말을 하면 그들은 비교적 쉽게 제 말에 동의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신뢰할 수 있는 몇 가지 증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들은 중국 교도소가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 장기 검사를 실시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교도소에서 이런 일을 하는 목적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고문, 구타, 비인격적 모욕과 같은 다른 형태 피해 사례도 알고 있었습니다. 일부는 실제 장기 적출 위협까지 받았습니다. 반면 중국공산당 관련자는 제 말을 신뢰하지 않았고 매우 적대적이었습니다. 중국과 사업상 거래를 하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이 훼손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 적출 관련 대화에 참여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증인이 장기 적출 범죄를 폭로한 지 18년이 지났습니다. 외부 세계와 중국 정부의 반응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데이비드 킬고어와 제가 문제 조사 작업을 시작했을 때 우리가 (맨 먼저 한 것은) 특정 사실을 증명하거나 방증하는 증거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초기에는 법정 증거에 대한 어떠한 법적 규정도 적용될 수 없었습니다. 오늘날은 상황이 다릅니다. 현재 유럽에서는 강제 장기 적출 방지 협약이 체결됐습니다. 캐나다, 이스라엘, 대만을 포함한 20개 이상 국가에서 생체 장기 적출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중국 정부도 변화하고 있지만 피상적입니다. 처음에는 자발적 기증자로부터 장기를 기증받았다고 항변했지만 당시 중국에는 장기 기증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2005년 사형수들이 속죄를 명분으로 사형 집행 전 장기 기증을 서약했다고 주장하여 사형수 장기를 이식했지만 관련 기록은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2013년 중국 정부는 장기 기증 시스템을 구축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장기를 기증한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 주요 병원 장기 이식 건수 공식 통계를 인용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그들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관련 법을 개정하고 설명을 바꾸고 있지만 진실은 은폐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을 입증하려면 증거가 필요하지만 중국공산당은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공허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생존자 장기 적출과 관련하여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어떤 제안을 하고 싶은가요?

“한국은 한국 국민이나 한국 거주 외국인이 한국 밖에서 진행되는 생체 장기 적출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현행법을 개정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2018년 ‘인체장기이식법’을 개정했습니다. 해외 장기이식을 받은 한국인은 귀국 후 15일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해당 법은 2019년 공식 시행됐습니다. 문제는 법 규정에는 처벌 조항이 빠졌다는 것입니다.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는 법 시행 후 한국 국민이 이식 수술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는지는 물론이고 수술 횟수도 불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환자를 처벌하기보다는 관련 법을 개정해 보고 의무를 의사, 약사, 병원, 보험사 등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의료진을 대상으로 의료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이른바 ‘장기 이식 관광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금 지급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하며 생체 장기 적출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생체 장기 적출 산업에 관여했거나 관여한 적이 있는 제품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중단해야 합니다. 한국 의료계도 장기이식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 간호사를 중국에서 훈련시키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아울러 한국은 장기이식 남용을 심각한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중국을 제재하는 처벌 조항을 제정해야 합니다. 중국 내 장기 적출은 국가 차원의 범죄입니다. 범죄자가 한국에서 범죄 혐의로 기소되거나 피해자를 대신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중국의 속인주의 원칙 때문에 한국 내 처벌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에는 면책 예외를 규정하는 국가면책법이나 주권면책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 내 중국공산당 관계자를 ‘기피 인물’로 선언하여 추방 조치할 수 있습니다. 관련자는 강제 추방하는 것은 물론 한국 입국을 금지해야 합니다.”

중국 정부와 중국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는 중국 정부와 대화한다고 해서 크게 진전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현 상황을 바꾸기 위해 인권 문제에 관해 중국 정부와 대화를 한다면 그들은 모든 것을 부인하고, 오히려 대화 상대가 인권을 침해한다고 비난할 것입니다. 중국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공산당 내부 역학을 고려해야 합니다. 민간법정 ‘중국재판소’는 중국 내 장기 적출 행위를 조직 범죄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범죄 조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죄를 짓지 말라고 해도 효과가 미미합니다. 여러분은 그들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말을 해야 합니다. 중국공산당은 정권을 유지하는 데 관심이 있기 때문에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장기 적출을 위해 양심수를 살해하는 것은 정치적 비용을 최소화합니다. 병원은 돈을 벌 수 있고 공산당은 반대자들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이익이 됩니다. 여러 나라에서 생체 장기 적출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관련 결의안이 채택되면, 국제 사회의 관심이 환기되고 장기를 얻기 위해 양심수를 살해하는 데 드는 정치적 비용도 늘어날 것입니다. 중국공산당은 생체 장기 적출에 드는 정치적 비용이 정치적 이익을 초과한다고 판단하면 이를 주저하게 될 것입니다. 멈추게 될 것이고요. 그 차원에서 강제 장기 적출 문제를 중국 정부에 항의하고 다른 사람들도 같은 일에 동참하기를 희망합니다.”

캐나다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

캐나다 매니토바대 졸업
미국 프린스턴대 석사
영국 옥스퍼드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사

2007년 캐나다 변호사협회 인권상 수상
2008년 캐나다 훈장 수훈
2009년 국제인권협회 인권상 수상
2009년 11월 그는 국제인권·민주발전센터 소장 임명
2010년 노벨 평화상 후보
2017 캐나다 간디 평화상 수상

*이 기사는 최창근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