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자 폐기물로 희토류 분리…이 기술은 전쟁을 막을 수 있다”
제임스 투어 박사 | 에포크TV 화면캡처 전자 폐기물서 핵심 금속 분리하는 ‘플래시 줄 가열’ 기술
데이터센터 폐기물과 산업 잔류물, 새로운 국가 자원으로 부상
제임스 투어(James Tour) 박사는 미국 라이스대학교(Rice University)의 세계적 화학자이자 나노기술 전문가로, 36년 이상 교수로 재직하며 유기화학·재료과학·나노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이끌어 왔다. 그래핀·나노소재·금속 추출 기술을 비롯한 혁신적 기술을 개발해 17개의 회사를 창업했고, 이 중 상당수가 실제 상업화에 성공했다. 최근 그는 ‘플래시 줄 가열(flash joule heating)’ 기술을 활용해 전자 폐기물(E-waste)과 산업 폐기물에서 희토류 및 핵심 금속을 초고속·저비용으로 분리하는 방식을 개발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투어 박사는 11월 23일 에포크타임스의 시사 프로그램 ‘미국의 사상 리더들(American Thought Leaders·ATL)’에 출연해 전자폐기물로 희토류를 분리하는 기술을 소개하며 “이 기술은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ATL 진행자 얀 예킬렉이 인터뷰했고, 한국지사에서 분량과 표현을 다듬어 편집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킬렉: 최근 중국 공산당이 희토류뿐 아니라 여러 핵심 금속에 대해 전례 없는 수출 통제를 도입했습니다. 서방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는데, 이를 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투어: 사실 이번 통제의 대상은 희토류만이 아닙니다. 구리, 인듐, 갈륨, 탄탈럼, 안티몬 등 우리가 ‘핵심 금속’이라고 부르는 것 전반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미국은 제조·정제 능력을 중국으로 넘겼고, 지금은 미국에서 채굴하더라도 대개 가공을 위해 중국으로 보내야 합니다. 즉 미국은 현재 기본 금속을 직접 생산할 능력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면 미국은 전기차도, 반도체도, 군사 장비도 제대로 만들 수 없게 됩니다. 단순한 ‘위협’만으로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정도입니다.
예킬렉: 교수님이 개발하신 기술이 이런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기술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투어: 저희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플래시 줄 가열(flash joule heating)’입니다. 저항을 가진 물질에 매우 높은 전압과 전류를 순간적으로 흘려 극도로 빠르게 가열하는 방식입니다. 토스터나 백열전구 필라멘트가 순간적으로 붉게 달아오르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이 기술을 탄소 물질에 적용하면 그래핀을 만들 수 있어 이미 상용화된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를 산업 폐기물이나 전자 폐기물에 적용했더니 희토류와 핵심 금속들이 빠르게 분리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염소를 투입하면 금속이 ‘염화물’로 변해 끓는점이 3000도 이상 낮아지기 때문에 증류도 매우 쉬워지고, 원하는 순서대로 금속을 하나씩 분리할 수 있습니다. 기존 분리 공정이 500m 길이의 거대한 설비를 필요로 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짧고 간단하며, 오염물질 발생도 거의 없습니다.
예킬렉: 말씀하신 대로라면 전자 폐기물을 전극 사이에 넣고 순간적으로 가열해 금속을 분리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그렇게 단순한 공정인가요?
투어: 네, 기본적으로 매우 단순한 공정입니다. 기존 습식화학 방식처럼 대량의 산이나 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폐수나 2차 오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훨씬 친환경적입니다. 제가 이 기술을 NATO 장성들에게 설명했을 때, 한 장군은 “이 기술은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핵심 금속 확보 경쟁은 실제 전쟁을 초래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저희는 이미 상업적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첫 공장은 텍사스 휴스턴 외곽에 건설 중이며, 매사추세츠와 버지니아에도 예정 부지를 확보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이 공장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입니다.
예킬렉: 전자 폐기물은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까요? 가정용 폐전자는 수거가 쉽지 않지 않습니까?
투어: 맞습니다. 가정용 전자기기는 수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서버 회로기판은 완전히 다릅니다. 데이터센터는 1~3년 주기로 장비를 대량 폐기합니다. 회로기판은 금속 함유량이 최대 25%에 달하며, 광석의 경우 금속 함유량은 1%도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회로기판은 광석보다 최대 1000배 농도가 높은 ‘고농축 금속 덩어리’입니다. 또한 미국 전역에는 과거 광산 작업으로 버려진 ‘테일링(tailings)’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기존 기술로는 처리 비용이 너무 높아 버려졌지만, 저희 기술로는 순도를 순식간에 95%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예킬렉: 환경 오염이나 비용 면에서도 기존 기술보다 유리하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입니까?
투어: 저희 기술은 CO₂ 배출량이 기존 대비 10~50% 수준이며, 비용은 50~80% 낮습니다. 광석은 보통 호주에서 채굴해 중국으로 보내 가공하고, 다시 미국으로 운송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송 비용과 탄소 배출량이 엄청납니다. 반면 저희 기술은 미국 내에서 폐기물을 바로 처리하기 때문에 국제 운송 과정이 사실상 사라집니다. 새 광산을 개발하는 데 2억 달러가 드는데, 저희 기술을 활용한 공장은 약 4천만 달러면 충분합니다.

에포크타임스의 시사 프로그램 ‘미국의 사상 리더들(American Thought Leaders·ATL)’ 진행자 얀 예킬렉 | 에포크TV 화면캡처
예킬렉: 그렇다면 이 기술의 약점은 무엇입니까?
투어: 유일한 약점은 산업 규모로 구현된 사례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실험실에서는 50mg 단위로 연구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하루 수 톤을 처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 2년간 엔지니어링 기업들과 함께 대규모 설비를 개발했고, 2026년부터 하루 1t 처리로 시작해 가을에는 20t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예킬렉: 특허 보호는 잘 되고 있습니까? 중국이 기술을 노릴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투어: 특허는 라이스대학이 보유하고, 저희 회사가 사용권을 갖습니다. 다만 중국은 외국인 특허 신청을 승인하지 않거나 지연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과 유럽 등 강하게 보호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특허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킬렉: 전자 폐기물과 테일링만으로도 미국이 수십 년 이상 핵심 금속을 생산할 수 있습니까?
투어: 그렇습니다. 미국에는 레드머드(보크사이트 잔류물), 석탄재(fly ash), 광산 테일링 등 엄청난 양의 산업 폐기물이 쌓여 있습니다. 저희 기술은 이 모든 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꿀 수 있어 사실상 미국은 ‘자원이 고갈되지 않는 구조’를 갖게 됩니다.
예킬렉: 이 기술은 ‘애국적 산업’이라는 인상도 줍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바닥가격 보장 제도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투어: 맞습니다. 중국은 경쟁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특정 금속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미국 기업을 파산시키는 전략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희토류 금속에 대해 최저가격 보장제도를 추진 중입니다. 기술이 시장에서 버티도록 지원하는 것이죠. 현재 미국은 제조업을 다시 본토로 가져오기 위해 매우 공격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 기술은 미국 공급망 재건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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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a Little Known Technology Can Break China’s Rare Earths Stranglehold | Dr. James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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