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중공) 정권 수립 기념일(10월 1일) 행사에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후진타오, 원자바오가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는 중공 정권수립 75주년을 이틀 앞두고 정권에 기여한 이들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시상식이 열렸다.
중공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상식장 객석 첫 줄에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비롯해 중공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인이 나란히 착석했다.
이들은 시진핑,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赵乐际)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王沪宁) 정협 주석,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서기, 딩쉐샹(丁薛祥) 국무원 수석부총리, 리시(李希)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이다(서열순).
또한 한정(韓正) 중국 부주석이 첫 줄에 앉아 권력과의 거리가 가까움을 과시했다. 시진핑을 제외한 상무위원 6인, 한정 부주석 모두 시진핑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들 뒤에는 자칭(賈慶林) 전 정협 주석,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위 서기, 왕양(汪洋) 전 국무원 부총리 등 퇴임한 고위 공직자들이 참석해 기념식을 지켜봤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주룽지(朱鎔基) 등 시진핑과 거리가 멀거나 권력 다툼설에 휘말린 인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 후진타오 전 총서기는 지난 2022년 10월 22일 진행된 중공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에서 갑자기 끌려 나간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난 일이 거의 없어 이번 행사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당시 후진타오는 퇴장당하며 시진핑에게 짧은 말을 건넸으나, 시진핑은 고개만 살짝 돌려 시큰둥한 표정으로 응대하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를 통해 포착돼 국제적 논란을 증폭시켰다.
둘 사이의 권력 다툼이 있었고 최고 권력에게 도전한 이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주려는 일종의 연출이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듬해 3월 열린 중국 전인대에서 시진핑은 국가주석으로 세 번째 선출되며 예상대로 3연임을 쟁취했다. 중공이 정권을 수립한 1949년 이후 국가주석을 3연임한 것은 시진핑이 최초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모두 절대 권력을 누렸지만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진 못했다.
시진핑의 권력 독주 속에 다른 의견을 표출하던 고위 공직자들은 축출됐다.
지난해 3월에는 총리직을 사임한 리커창 총리가 반년 만인 같은 해 10월 상하이에서 돌연 사망해 분분한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리커창의 죽음이 중공 내부 권력 다툼과 무관치 않다는 게 중국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