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전기차 행보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유럽의 체코 등 전기차 시장을 직접 찾아 점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장 점검과 동시에 미래성장 전략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19일(현지 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유럽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정의선 회장은 미래성장 전략을 모색하기도 했다.
유럽은 친환경차 격전지이자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으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에 더해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는 790만 6916대로, 지난해 1~7월 761만 1988대에 비해 3.9% 증가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도 뚜렷하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유럽 전기차 산업수요는 109만 3808대로, 전년 동기 108만 7118대 대비 증가율이 0.6%에 불과했다. 2023년 전체 전기차 산업수요 증가율은 28.2%다.
그래선지 정의선 회장의 체코행과 관련해 ‘급변하는 유럽 자동차 시장을 주시하고 미래성장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라는 게 업계 측 중론이다.
이를 방증하듯 정의선 회장은 체코 현장 점검 당시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미래성장 전략으로는 ▲전 라인업에 걸친 유럽 맞춤형 제품 믹스(전동화) ▲현지 생산 EV(전기차) 단계적 확대 투입 ▲유럽기술연구소(HMETC) 인프라 확충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현장 점검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에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서 지은 전기차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 준공식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수요 정체기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현대차 수장인 정의선 회장의 올해 행보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국제 전기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