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차량용 아니라 일반용…샤오미 신차, ‘저가 반도체’ 논란 재점화

2025년 06월 26일 오후 3:26

내열성·내한성·내충격성 모두 차량용보다 떨어져

중국산 전기차의 품질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샤오미가 출시를 앞둔 SUV 신차 YU7에 차량용 규격이 아닌 소비자용 칩셋을 적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극단적인 가성비 전략이 차량 안정성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의 품질까지 타협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한다.

YU7은 26일 저녁 공식 공개될 예정이다. 전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서는 이 차량에 탑재된 반도체 칩이 차량용이 아닌 점을 지적하며 비판이 다시 확산됐다.

앞서 지난달 열린 신차 설명회에서 샤오미는 YU7의 운전석 통합 시스템(콕핏)에 퀄컴의 4나노 공정 기반 ‘스냅드래곤 8 Gen3’ 칩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해당 칩은 원래 스마트폰용으로 설계된 일반 소비자용 칩이다. 콕핏은 운전석과 조수석 앞쪽 편의 기능을 통합한 차량 시스템을 의미한다.

같은 성능이라도 일반 칩과 차량용 칩은 내구성과 작동 환경에서 큰 차이가 있다. 차량용 칩은 영하 40도에서 영상 105도까지 견디고 방수·내습·내충격 등 산업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수명도 15년 이상으로 설계된다.

반면 소비자용 칩은 0~70도에서만 정상 작동하고 수명도 3~4년 정도다. 가격도 큰 차이가 난다. 샤오미는 차량용으로 널리 쓰이는 ‘스냅드래곤 8295’ 대신 휴대폰용 Gen3를 탑재하면서 칩셋 가격을 콕핏 1대당 900달러에서 5분의 1 수준인 약 160달러로 낮췄다.

비야디(BYD) 역시 고급 브랜드 ‘방청바오’에서 차량용 규격의 퀄컴 SA8155·8295 대신 자체 개발한 ‘BYD9000’ 칩을 탑재했다. 업계에선 이 역시 소비자용 사양으로 보고 있다.

중국 증권시보는 “소비자용 칩 선택은 초기 비용을 줄이는 전략이지만, 연산 능력과 기술 진화 속도에 제약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안정성과 신뢰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업계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저가 칩셋 논란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샤오미 전기차의 잦은 사고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YU7의 전작인 SU7는 올해 들어 인명 피해와 안전성 논란이 잇따랐다.

3월 29일, 안후이성 고속도로에서 샤오미 SU7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화재가 발생, 탑승자 3명이 숨졌다. ‘지능형 주행 모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차량 안전 설계에 대한 의문이 확산됐다.

5월에는 SU7 울트라 모델의 고객들이 약 800만 원 상당의 옵션으로 선택한 ‘이중 통풍구 보닛’이 단순 장식용으로 드러났다. 샤오미 측이 강조한 ‘냉각 성능 개선’이 사실과 달라 수백 명의 고객이 환불과 반품을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고, 이른바 ‘보닛 게이트’로 불리며 회사 신뢰도에 타격을 줬다.

이달 들어서도 허난성 정저우의 한 교차로에서 SU7가 급발진해 차량 15대와 오토바이 1대를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샤오미는 이 사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품질 불만 내연차보다 많아” JD파워 조사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6월 19일 발표한 ‘2025 중국 신에너지차 장기 신뢰성 조사(NEV-VDS)’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는 100대당 품질 불만이 244건으로 집계됐다. 내연기관차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다.

이 조사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월 사이 차량을 구매한 3644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10개 브랜드 18개 모델을 분석한 것이다.

품질 문제 중 가장 많은 불만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발생했다. 음성 인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터치스크린이 반응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주를 이뤘다. 오디오 음질 불만도 상당했다.

또한 “겉보기는 고급스럽지만 오래 앉아 있으면 불편하다”는 좌석 관련 불만도 많았다. 헤드레스트, 안전벨트, 브레이크 감도, 핸들 조작감 등에 대한 장기적 불편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5일 발표된 ‘2025 신차 품질지수(NEV-IQS)’에서도 전기차의 100대당 품질 문제 수(PP100)는 226건으로 전년 대비 16건 늘었다. 반면 내연기관차는 190건으로 9.3건 증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 과열이 핵심 부품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이 싼 가격을 위해 안전성과 내구성을 희생하는 일이 반복되며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