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우리 눈에 비친 ‘막말쟁이’ 트럼프는 진짜일까?

정향매
2024년 09월 10일 오후 5:20 업데이트: 2024년 09월 10일 오후 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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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달 저 ‘신의 개입: 도널드 트럼프 깊이 읽기’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은 지구촌 초미의 관심사다. 그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른바 ‘왕의 귀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트럼프 재림(再臨)은 한국에 악몽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도 있다. 반면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새로운 창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상존한다.

한국에만 초점을 맞춰, 트럼프 당선이 ‘두려움과 떨림’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난 집권 1기(2017~2021년) 경험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정삼회담을 개최하며 한반도 문제 해결의 전기를 마련했던 그는 한국을 상대로 주한미군 주둔비 대폭 인상,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시사 하며 여차할 경우 주한미군 철수도 가능함을 시사했다.

당시 트럼프 측근들의 회고에 의하면 “주한미군을 당장 철수하라”는 즉흥적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1기 행정부 시절 보여준 이른바 ‘트럼프발(發) 격랑’은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두 얼굴의 사나이’이다. 능력 있는 성공한 사업가, 위대한 커뮤니케이터, 명연설가 등 긍정적인 면과 막말, 무례로 점철된 부정적인 면이 한 인간 안에 극단으로 공존한다.

한국인의 트럼프를 보는 시각도 곱지 않다. 그중 다수 지도급 인사, 지식인 눈에 비친 트럼프는 ‘막말쟁이’ ‘또라이’ ‘정신병자’에 지나지 않는다.

‘신의 개입’ | 북 커버

‘한국은, 한국 사회는, 한국 지도층은 트럼프를 제대로 보고 있을까?’ 신간 ‘신의 개입: 도널드 트럼프 깊이 읽기’(송의달 저, 나남 출판사)는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한국인의 트럼프관이 일그러졌다고 판단했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이른바 미국 주류 언론들의 보도를 맹신(盲信)한 결과라는 진단이다.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평생 국제 문제를 공부하고 글을 쓴 베테랑 언론인의 경험을 담아 한국인의 시각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을 썼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외교학을 전공한 저자는 학술적 방법으로 트럼프에 접근했다. 트럼프의 저작, 발언, 인터뷰 등 1차 자료를 바탕으로 트럼프와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의 실체를 조명하고 미국 사회에 끼친 파장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할 가능성이 높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정책 공약·비전을 분석했다.

한국에 있어서 다수가 재앙을 예상하는 트럼프의 귀환을 ‘축복’으로 만들 수 있는 실천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저자 송의달은 중앙일보, 한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기자로 일했다. 편집국 기자, 주홍콩특파원, ‘조선비즈’ 대표를 거쳤고 2020년부터 조선닷컴에 [송의달 LIVE]를 연재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시립대 초빙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