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에 임시항구를 건설하기 위한 미 해군함이 미국 본토를 출발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10일(현지 시각), 임시 항구 건설에 필요한 장비를 실은 군수지원함 프랭크 S. 베슨함이 버니지아주 랭글리-유스티스 합동기지에서 동지중해를 향해 출발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해안에 임시 항구를 건설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미군은 이번 군수지원함의 출항은 바이든 대통령의 항구 건설 지시 36시간 이내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임시 항구는 해안에 떠있는 부유식 부두 형태로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호물자를 이곳에 내리면, 트럭 등을 이용해 육상으로 옮기게 된다.
미군은 이번 항구 건설과 관련해, 미군이 가자지구에 상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쟁이 5개월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기근이 심각한 상황이다. 식량과 물, 의약품 등의 반입이 막히면서 아이들이 굶주림으로 사망할 위험에 처했다.
지금까지 식량 등을 운반하는 구호선은 가자지구에서 가까운 키프로스 항구에서 이스라엘 측의 검색 후 출발하는 식으로 운영돼 왔으나, 임시항구가 건설될 경우 가자지구에 직접 구호물자를 전달할 수 있어 속도와 물량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 국방부는 파견할 병력이 1000명 수준이며, 임시항구 건설에 최대 60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자선단체들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건설 기간을 더 단축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57만5천 명이 식량 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