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중국 해커, 군 전산망 해킹”…中 “우리도 피해자”

앤드루 쏜브룩
2024년 02월 08일 오후 1:12 업데이트: 2024년 02월 08일 오후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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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군 정보당국이 “중국공산당의 지원을 받은 해커들이 지난해 네덜란드 군 전산망을 해킹해 악성코드를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가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공산당은 이를 부인하며 “중국도 사이버 공격의 피해국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카샤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지난 6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어 “중국 정부가 주도한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사이버 공격에 대한 국제적 대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군 정보당국에 따르면, 별도의 네트워크를 쓰는 독립형 컴퓨터에서 중국의 악성코드가 발견됐다. 중국 해커들은 원격 시스템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악성코드를 설치한 뒤 군사정보에 접근하려 시도했다.

다만 이 독립형 컴퓨터가 군사기밀이 아닌 일반적인 내용의 연구에 활용되는 기기라는 점에서 해킹 피해는 제한적이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군 방어 전산망에서도 별다른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은 “세계 각국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벌이는 주범은 미국”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중국에 대한 부당한 공격과 먹칠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사이버 공격의 주요 피해국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모든 사이버 공격을 단호히 반대하며, 이를 법에 따라 처벌하고 있다”며 “특정 국가를 먹칠하고 모독하는 행위는 사이버 공격에 대한 국제적 대응력을 훼손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사이버 공격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은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네덜란드 군 정보당국은 그 배후에 중국공산당이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네덜란드 국방부 산하의 군사정보보안국(MIVD)은 “이 사이버 스파이 활동은 중국 정부의 주도하에 진행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네덜란드와 동맹국을 겨냥한 중국 스파이 활동의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버 공격이 중국공산당과 연계된 해킹 단체들에 의해 벌어지고 있음은 이미 여러 보고서에서 밝혀진 바 있다.

미 정보당국도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중국이 에너지, 수도, 교통, 통신 등 미국의 주요 인프라에 심어둔 악성 소프트웨어를 제거했다. 이는 미국 인프라를 교란하고 내부 시스템을 파괴하도록 설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 군사 분쟁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악성 소프트웨어를 활성화해 미국 내부에 혼란을 일으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은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대한 실존적인 위협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