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약발 안 먹히는 中 부동산…거래 규제 완화에도 가격 ‘뚝’

2024년 02월 02일 오후 3:23

2선도시 쑤저우, 부양책 발표에도 하루 만에 1억원 이상 급락

중국 2선 도시에서 부동산 구매 제한 완화 하루 만에 중고 주택 매물 가격이 다수 하향 조정된 현상이 포착됐다.

지난 30일 중국 도시 10위권에 드는 인기 2선 도시 장쑤성 쑤저우시가 부동산 규제를 모두 해제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수와 면적 등에 관계없이 또 다른 주택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다음 날인 31일 “쑤저우시 중고 주택 매물 1000채 이상 가격 인하”라는 소식이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키워드 검색 순위에 올랐다.

중국 도시들은 인구와 경제 규모 등에 따라 5개 등급이 설정돼 있다. 1선 도시는 인구 1천만 명 이상이며 경제가 가장 발달한 대도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네 곳이다. 2선 도시는 인구 500~1000만 명, 3선 도시는 인구 300~500만 명으로 소득 수준이 비교적 안정된 중소 도시를 말한다. 4선 도시는 인구 100~300만 명, 5선 도시는 인구 100만 명 이하의 소도시다. 생활 수준도 등급이 앞서는 도시에 비해 떨어진다.

부동산 데이터 연구센터 주거자오팡(諸葛找房) 31일 데이터에 따르면 쑤저우시가 부동산 구매 제한 정책을 해제한 지 24시간 만에 중고 부동산 매물 1245채의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가격이 오른 매물은 107채였다.

쑤저우시의 5대 행정구역 중 핵심 행정구역인 구쑤(姑蘇)구에 등록된 중고 주택 매물은 총 4만8798채다. 이 중 158채가 정책 완화 하루 만에 가격이 인하됐다.

고가 중고 주택의 경우,  70만 위안(약 1억3000만 원)에서 최대 170만 위안(약 3억1500만 원)까지 값이 떨어졌다.

중국 부동산 정보 사이트 안쥐커(安居客) 데이터에 의하면 2일 기준 쑤저우시 구쑤구 중고 주택 가격은 제곱미터당 평균 2만6749위안(약 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16.85% 인상됐다. 해당 행정 구역의 중고 주택 매물의 면적은 100~150제곱미터로 다양하며 가격은 100만~500만 위안(1억8500만~9억3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중국 주요 도시들은 잇달아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1선 도시인 광둥성 광저우시가 120제곱미터 이상 주택에 대해 1인 1주택 구매 제한을 폐지했다.

30일 상하이시 주택·도시농촌건설관리위원회와 주택관리국은 ‘주택 구매 제한 정책 최적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31일부터 상하이 호적(戶口·후커우)이 없고 5년 이상 미혼 중이며 사회보험금이나 개인소득세를 낸 사람은 상하이에서 주택 한 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었다. 단 지역은 충밍(崇明)구를 제외한 상하이시 외곽 지역으로 한정했다.

앞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국 중앙정부부터 지방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양책을 내놨지만 부동산 시장 반등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중국지수연구원(CIRI)이 공개한 데이터에 의하면 올해 1월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총매출액은 2815억3000만 위안(약 52조20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3%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월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