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돌덩이 치울 것”…이재명 지역구서 ‘빅매치’ 선언

황효정
2024년 01월 17일 오후 3:48 업데이트: 2024년 01월 17일 오후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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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른바 ‘이기는 공천’을 통한 수도권 지역구 탈환에 박차를 가하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한 수도권 지역에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한 위원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 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후보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소개했다.

이날 신년인사회 인사말에서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이라면 그곳이 호남이든 영남이든 인천이든 충청이든 어디든 가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싶어 하는 후보들이 많이 있다”며 “이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1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 원 전 장관을 소개했다.

‘이 대표 저격수’를 자처해 온 원 전 장관은 장관 재직 시절인 지난해 11월부터 ‘희생 의지’를 강조하며 오는 총선에서 이 대표와 맞붙기 위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연합뉴스

한 위원장으로부터 마이크를 건네받은 원 전 장관은 “우리 정치가 꽉 막혀 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이 돌덩이가 누군지 여러분은 아실 것”이라고 발언하며 이 대표를 겨냥한 말들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계양은 수준 높은 곳이다. 젊음이 넘치고 미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면서 “이런 국민들이 살고 계신 곳을 험지라 부르면 안 된다. 우리 국민의힘에서는 험지라는 말이 이 순간부터는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제가 온몸으로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도전 지역이라 불러달라. 도전하는 곳은 곧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출마 의사를 다시금 확언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우리가 인천에서 승리한다면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같이 4월 이곳 인천에서 멋진 국민의 승리를 만들어보자”고 원 전 장관과 함께 다짐했다.

한편, 이번 원 전 장관의 발언에 민주당 측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같은 날 국회에서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원 전 장관이 사실상 계양을 출마 선언을 한 데 대해 당내에서 이야기가 있었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급은 없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