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재무장관, 다음 주 회동…통화스와프 조율 주목

15일 워싱턴 D.C.서 IMF 연차총회 계기 구윤철·베선트 회담 예정
한미 관세·투자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핵심 전략 의제인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이 이번 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를 계기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연차총회 일정을 틈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한미 간 재무·외환 현안을 집중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양자 회담 일정과 구체적 안건은 아직 공식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일반적으로 다자회의 계기에는 다수 국가 간 회담이 열리지만, 이번 한미 회담이 단순 의견 교환 수준일지, 관세·투자 협상의 후속 라운드로 기능할지 여부는 미정이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제공하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이후 투자 금액의 구성 방식, 이익 배분, 투자처 선정 기준 등 구체적 조건 협상에서 양측 간 간극이 좁혀지지 못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양해각서(MOU) 체결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한국은 특히 대규모 대미 투자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며, 통화스와프 체결을 필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한편 미국은 한국의 스와프 요청을 검토 중인 상태이며, 아직 공식 답변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직전인 4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돌연 뉴욕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대미 투자 패키지 수정안 및 외환시장 보호 장치를 놓고 집중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보낸 수정안에는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요청 ▲직접 투자 비중의 합리적 조정 ▲투자처 선정의 상업적 합리성 확보를 위한 권한 보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길에서 김 장관은 “외환시장 민감성 부분에서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밝히며, “스와프가 무제한 형태로 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양측 간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번 IMF 연차총회 외에도 향후 송도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와 정상회의 기간에도 베선트 장관과의 회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를 통해 통화스와프 체결이나 투자안 조율 논의가 연속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미국 측도 한국의 외환시장 불안 우려에 공감하고 있으며, 스와프 체결 여부 외에도 다른 보완 수단을 협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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