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대선주자 라마스와미, 콜로라도 경선 보이콧 선언

한동훈
2023년 12월 24일 오후 2:19 업데이트: 2023년 12월 24일 오후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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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법원, 트럼프 출마 불허 판결에 대한 반발
“정치적 판결, 기득권층의 트럼프 공격” 비난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비벡 라마스와미가 콜로라도주 경선 보이콧을 선언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콜로라도 공화당 경선 출마를 불허하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반발이다.

라마스와미 후보는 이번 판결을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자 “비미국적이고 위헌적이며 전례 없는 판결”이라고 비판하며 20일 콜로라도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 판사들이 트럼프를 막으려 하고 있다”며 “당파를 초월한 기득권층이 트럼프를 선거에서 배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는 트럼프가 다시는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 못하도록 수정헌법 14조를 이용한 새로운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4조 3항에는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한 공직자 또는 적에게 원조나 편의를 제공한 자는 공직에 오를 수 없다”는 소위 ‘반란 조항’이 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트럼프가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 침입을 둘러싸고 ‘반란 또는 반역’에 가담한 것으로 간주하며, 이 조항에 근거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라마스와미는 판결이 번복되지 않는 한 콜로라도주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며 공화당의 다른 후보들에게도 보이콧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론 데산티스, 크리스 크리스티, 니키 헤일리에게도 즉시 같은 일을 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불법적인 작전을 묵인하는 것이며, 미국에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주류 언론과 공화·민주 양당의 기득권층이 트럼프가 정치에 뛰어든 초기부터 트럼프 죽이기를 해왔다는 게 트럼프 지지 측의 비판이다.

트럼프와 경선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트럼프의 입장을 지지해 온 라마스와미는 이번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판결은 지난 11월에 내려진 고등법원 판결을 뒤집는 것으로, 고등법원은 “트럼프가 2021년 1월 6일 반란에 관여는 했지만, 수정헌법 14조 3항은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라마스와미는 “트럼프는 수정헌법에서 말하는 ‘미국의 전직 관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3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대법원 판결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정헌법 14조는 19세기 남북전쟁 이후 비준됐으며, 당시 미국의 반란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군이나 정계의 전직 지도자들이 다시 공직에 취임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제정된 조항”이라고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남북전쟁 시대의 고위 관리들과 나란히 놓고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권리를 박탈하려는 콜로라도주의 좌파 단체는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실제 선거에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다.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선거 이후에나 결정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지지율이 확고한 점도 한 요인이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연방대법원의 재심사를 위해 1월 4일까지 판결을 보류했다. 대법원은 “법을 적용해야 하는 엄숙한 의무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측은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내린 이번 판결은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