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트럼프발 탈(脫)세계화와 국제 질서 재편
전통으로의 회귀는 '붉은 그림자' 걷어낼 기회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고율 관세라는 충격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지난 수십 년간 세계를 지탱해 온 ‘세계화’에 거대한 균열을 냈다. 이는 국제 질서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며,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경제 질서의 재편에 그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오랜 시간 세계사를 짓눌러 온 공산주의 이념의 잔재가 또 다른 형태로 되살아나는 것을 견제하려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고 분석한다.
인류 100년의 흐름…파편화, 반구화, 세계화
지난 100여 년간 인류 사회는 ‘파편화(碎片化)’, ‘반구화(半球化)’, ‘세계화(世界化)’라는 세 가지 거대한 물결을 거쳐왔다. 20세기 초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의 파편화 시기는 제국들의 해체와 신생 국가들의 난립, 그리고 보호무역주의가 만연했던 혼돈의 시대였다. 국제 협력보다는 국가 간 갈등이 지배적이었고, 세계 경제는 예측 불가능한 격랑에 휩싸였다.
이어진 2차 대전 종전부터 1980년대 말까지는 ‘반구화’ 시대가 펼쳐졌다.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 진영과 소련 주도의 사회주의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냉전 구도 속에서 세계는 두 개의 이념 블록으로 양분됐다.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친 이념 대결은 국제 무역과 협력을 각 진영 내부로 제한하며 ‘철의 장막’을 드리웠다.
하지만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는 냉전의 막을 내리고 ‘세계화’의 시대를 열었다. 정보통신 기술의 혁명적 발전은 국경의 의미를 퇴색시켰고, 다국적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눈부신 속도로 세력을 확장했다. 세계 각국은 앞다퉈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과 투자를 늘리며 상호 의존도를 높였다. 유엔, WTO 등 국제기구의 영향력 또한 비약적으로 커졌으나, 동시에 민족국가의 주권 약화와 전통문화의 퇴색이라는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미국 중심 세계 질서에 ‘공산주의’ 은밀한 침투
역사 속 세계 질서의 축은 줄곧 미국이었다. 1920년대 세계 최대 산업국으로 부상한 미국은 대공황의 시련 속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며 세계 경제의 중추로 군림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유럽과 일본의 경제 부흥, 오일 쇼크의 여파로 미국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었다.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와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는 정보기술 혁명을 발판 삼아 경제 회복에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미국은 탈산업화와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겪어야 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공산주의의 은밀한 세계 침투다.
르네상스 이후 도덕적 해이와 사회적 혼란 속에서, 공산주의는 마치 위기 해결의 대안처럼 등장했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제3 인터내셔널은 세계적 공산화 전략을 본격화했고, 1929년 대공황은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소련과 중국공산당은 폭력적 혁명을 통해 전체주의 국가를 세웠고,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공산 체제 아래 두며 서구 자유 진영과 첨예하게 맞섰다.
그러나 서방 세계는 군사적 충돌에만 대비했을 뿐, 내부에서 점진적으로 스며든 ‘비폭력적 공산주의’는 간과했다. 사회민주주의, 페이비언 사회주의와 같은 이념들은 학계, 기업, 언론, 문화계 전반에 침투했고, 1960년대 반문화 운동은 공산주의적 사상의 문화적 재현으로 평가받게 된다. 이는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유사한 시기에 발생하며 이념적으로 서로 협력했음이 드러난다.
소련의 몰락과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세계사의 중대한 종결점으로 인식됐지만, 공산주의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글로벌리즘’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재등장했다. 공산주의는 세계화를 통해 변형된 공산주의 요소들을 퍼뜨렸고, 국제기구와 문화 콘텐츠, 금융 메커니즘을 활용해 전통적 민족국가 체제를 무력화하려 했다. 그 핵심은 신앙과 도덕, 전통문화라는 인류 문명의 최후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세계화는 공산주의 확산의 토대가 되다
표면적으로는 자본주의적 확산처럼 보였던 세계화는 실상, 통제된 경제 메커니즘을 통해 공산주의의 확산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서구의 경제적 지원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독재 체제의 기묘한 결합을 초래했다. 중국공산당은 경제 성장을 지렛대 삼아 서방 세계에 도덕적 양보를 요구했고, 이는 결국 이념적 침투로 이어졌다.
정치 세계화는 국제기구를 통해 국가 주권을 넘기며 ‘세계 정부’의 가능성을 현실화해 왔다. 유엔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원과 구조를 면밀히 살펴보면 공산주의 확장을 위한 도구였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유엔 창설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소련 간첩 네트워크, 사회주의 성향을 지닌 사무총장들, 그리고 인권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된 이념적 정책들은 전통적인 민족국가 체제를 약화시키고, 글로벌 통제를 강화해 왔다.
이러한 세계 정부 구상은 전체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으며, 보편적 정의와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실제로는 사회적 통제를 강화하고 전통 가치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문화 세계화는 변이된 현대 문화를 확산시켰다. 현대 예술, 소비주의, 마르크스주의가 전통을 파괴하는 도구로 활용됐고, 산업혁명 이후 진보주의는 전통을 낙후된 것으로 치부하며 현대와 혁신을 절대적 가치로 내세웠다. 할리우드 콘텐츠는 ‘문화 마르크스주의’의 변이를 퍼뜨렸고, 서구 유학을 통해 좌파 사상이 개도국으로 전파됐다.
다국적 기업들 또한 변이된 관념의 통로가 됐다. ‘관용’ 개념을 확장해 동성애 등 변이 이념을 고취했고, 유엔은 동성애를 정상 범주에 포함시키는 정책을 통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는 전통문화와 도덕을 파괴하려는 공산주의의 전략이기도 하다.
전통으로의 귀환…인류 문명의 생존 방향
오늘날 인류는 문명적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세기 동안 세계는 산업화, 세계화, 디지털 혁명을 경험하며 놀라운 번영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전통적 가치의 급격한 해체와 인간성 상실이라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공산주의는 폭력적 혁명에서 문화적 침투로 진화했고, 이제는 글로벌리즘이라는 새 옷을 입고 세계 전역에 이념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이념의 뿌리는 그대로인 채, 형식만 달라졌을 뿐이다. 그 중심에는 ‘전통의 해체’가 등장했으며, 이는 곧 인간 사회의 기초를 무너뜨리는 작용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이와 같은 흐름에 대한 거대한 반격이자, 탈세계화의 분기점이었다. 양자 협상 중심의 통상 정책, 자국 산업 보호, 다자주의 탈피는 단순한 정책 기조의 전환이 아닌, 세계화 시대에 대한 본질적 이의 제기였다. 이는 자유무역 체제의 위기를 넘어, 글로벌 이념 지형의 지각 변동을 시사한다.
‘아메리카 퍼스트’는 국익 우선주의를 넘어, 글로벌리즘이라는 가면을 쓴 공산주의적 흐름에 대한 거부감의 표출이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국제사회는 혼란을 겪었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굳어진 세계화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는 지금 경제 위기나 지정학적 충돌을 넘어, 문명 차원의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근대 이후 끊임없이 흔들려온 자유와 도덕, 신앙과 전통이라는 인류의 근본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위협받고 있다. 이 혼돈의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바로 ‘전통’으로의 회귀다.
하지만 이 ‘전통으로의 회귀’는 낡은 과거로의 퇴행이 아니다. 오히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굳건한 정신적 토대를 다지는 일이다. 공산주의의 잔재와 그 교묘하게 변형된 모습들이 드리운 세계화 체제에서 벗어나려면, 우리는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도덕적 가치, 공동체 정신, 그리고 올바른 신앙을 되살려야 한다.
문명 전환기의 혼돈을 극복하고 인류가 진정한 회복을 이루려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명확히 기억해야 한다. 전통은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밝혀줄 강력한 등불이다. 당신은 이 등불을 따라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문명의 전환기, 이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지금 이 순간, 인류는 단순한 경제적 위기나 지정학적 충돌이 아닌, 문명 차원의 대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자유와 도덕, 신앙과 전통이라는 인류의 근본 가치가 근대 이후 끊임없이 흔들려온 이 시점에서,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그것은 바로 ‘전통’이다.
이 ‘전통으로의 회귀’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정신적 토대다. 공산주의의 잔재와 그 변형된 모습들이 장악한 세계화 체제에서 벗어나려면, 우리는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축적해온 도덕, 공동체 정신, 신앙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
문명 전환기의 혼돈을 극복하고 인류가 진정한 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전통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다. 당신은 이 등불을 따라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