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극단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 크리스타나 밥은 9일(이하 현지시간) 에포크타임스에 “플로리다 리조트를 압수수색한 FBI 요원들이 대통령 기록물, 대통령 기록물로 간주할 만한 것을 찾으려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밥 변호사에 따르면 24명의 FBI 요원들이 8일 오전 9시쯤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를 급습했으며 10시간 동안 머물다 떠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신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자택을 마련해 머물고 있었다. 압수수색 이틀 전에는 텍사스 댈러스에서 폐막한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했다.
이번 압수수색 이유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다. FBI와 FBI 관할 기관인 법무부는 압수수색의 목적과 성과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측에서도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밥 변호사는 “FBI는 압수수색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앞으로도 알려줄 것 같지 않다”며 FBI 요원들이 압수수색 전 영장 제시를 거부하다가 마지못해 보여줬다고 했다.
밥 변호사는 또 FBI가 압수수색 과정을 지켜볼 수 없도록 했다며 “우리는 이전에도 협조적으로 응했는데 왜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녀는 FBI가 지난 6월 마러리고 리조트를 방문했으며, 당시 보관창고를 비롯해 어디든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었다며 “그때도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기에 이번 압수수색이 더 억지스럽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나 CNN 등 일부 주류 언론은 이번 압수수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백악관에서 가지고 나온 서류와 관련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미 국립기록원으로부터 백악관에서 반출한 15상자 분량의 자료 반환을 요청받았으며,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 2월 이를 반환했다.
국립기록원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함에 따라 ‘대통령기록물법’에 의거해 해당 기록물은 2021년 1월에 반환돼야 했다”고 밝혔다.
밥 변호사는 “FBI 요원들은 수색을 벌이면서도 청소를 해 리조트를 어지럽히지 않았고, 한 요원은 쓰레기를 줍기도 했다”며 “요원들은 수색을 마치고 서류 상자 하나를 들고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FBI는 다르게 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밥 변호사는 ” FBI가 어떤 결과를 발표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들이 가져간 것은 모두 서류였다”며 “뭔가 엄청난 것(artifacts)을 가져갔다는 소문이나 음모론이 퍼지고 있지만 그들이 가져간 것은 모두 종이로 된 서류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검찰은 이번에 FBI가 가져간 상자에 대해 트럼프가 알고 있었는지, 그 안에 담긴 기록물을 실제로 관리했으며 그것을 마러라고 리조트에 옮겨놓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며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무팀은 관할법원인 플로리다주 남부 지방연방법원에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를 공개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이 청구서가 공개되면 FBI가 어떤 사유로 영장을 청구했는지 윤곽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FBI는 이번 압수수색 이유 등을 알려달라는 에포크타임스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이 기사는 자카리 스티버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