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국가안보 위해 그린란드 필요”…유럽선 우려 제기

2025년 12월 24일 오전 11:02
2025년 6월 15일 그린란드 누크에서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왼쪽에서 두 번째)이 그린란드 총리 옌스 프레데릭 닐센(왼쪽)과 덴마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옆에서 군인과 악수하고 있다. │ Ludovic Marin/AFP via Getty Images/연합2025년 6월 15일 그린란드 누크에서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왼쪽에서 두 번째)이 그린란드 총리 옌스 프레데릭 닐센(왼쪽)과 덴마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옆에서 군인과 악수하고 있다. │ Ludovic Marin/AFP via Getty Images/연합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대한 관심이 재부상한 가운데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의 주권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마크롱은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방문했던 지난 6월을 회상하며, 12월 23일(이하 현지시간) X에 “누크에서 나는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프랑스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그린란드는 그 주민들 것이다. 덴마크는 이를 보장하는 국가다. 나는 우리의 완전한 연대를 표명하는 유럽인들의 목소리에 동참한다”고 적었다.

그린란드 주민들은 완전한 덴마크 시민권을 갖고 있어 유럽연합 회원이지만, 이 섬은 지리적으로 북미 대륙에 속하며 북극해와 대서양 사이, 캐나다 북극 군도 동쪽에 위치한 한스 섬에서 1마일도 안 되는 국경을 캐나다와 공유하고 있다.

그 위치에도 불구하고 그린란드는 1000년 이상 정치적∙문화적으로 북유럽 왕국인 노르웨이 및 덴마크와 연관돼 왔다.

12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루이지애나 주지사 제프 랜드리를 그린란드 주재 미국 특사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우리는 그린란드를 가져야 한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루스 소셜 플랫폼에 “랜드리가 미국 국가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얼마나 필수적인지 인식하고 있으며, 동맹국과 세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의 이익을 강력하게 증진할 것”이라고 썼다.

랜드리는 X에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기 위한 이 자원봉사 직책에서 대통령을 섬기게 돼 영광이다. 이것은 루이지애나 주지사로서의 내 직책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쓰며 트럼프에게 감사를 표했다.

2025년 10월 16일 워싱턴에서 루이지애나 주지사 제프 랜드리가 EpochTV의 얀 예키엘렉과 대화하고 있다. │ The Epoch Times

덴마크 주권하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전략적 위치와 방대한 광물 자원으로 인해 오랫동안 미국에 중요하게 여겨져 왔으며, 추정 150만 톤의 희토류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트럼프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섬의 병합을 미국 경제 및 국가안보를 위한 “절대적 필수 사항”이라고 묘사하며, “대규모 부동산 거래”를 하는 것에 비유했다.

랜드리는 1월 9일 X에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이 전적으로 옳다! 우리는 그린란드가 미국에 합류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최선이고, 우리에게도 최선이다! 이를 이뤄내자!”라고 썼다.

트럼프는 12월 2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광물 때문이 아니라 국가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 그린란드 해안을 위아래로 보면 러시아와 중국 선박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 우리는 반드시 그 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3월 4일 미국 국회의사당 하원 의사당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듣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그린란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Julia Demaree Nikhinson/AP Photo/연합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모두 총면적 83만6,330평방마일(약 216만6000㎢)의 세계 최대 섬인 이 영토를 매각하라는 어떠한 제안도 지속적으로 거부해 왔다.

그린란드는 입헌군주제 국가인 덴마크 내에서 자치정부를 갖고 있으며, 덴마크 군주인 프레데릭 10세 국왕이 국가원수이고, 옌스 프레데릭 닐센이 총리로 재직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2009년 덴마크와의 협정에 따라 독립을 선언할 권리를 갖고 있다.

닐센은 페이스북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응답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발표로 다시 잠에서 깼다. 그 얘기가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외무장관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은 12월 22일 최근 그린란드 방문 중 “상호 존중”을 약속했던 케네스 하워리 주덴마크 미국 대사를 초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스무센은 덴마크 정부 소유 텔레비전 방송국 TV2에 “느닷없이 미국 대통령 그린란드 특사가 생겼는데, 본인 말에 따르면 그린란드를 인수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한다. 이것은 당연히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달 초 그린란드 외무장관 비비안 모츠펠트는 워싱턴에서 나오는 그린란드에 대한 신호들이 현지인들 사이에서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12월 8일 현지 일간지 세르미치아크에 “우리 나라와 미국은 공동 이익을 기반으로 80년간 협력해 왔다. 좋은 협력을 계속하기 위해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부동산 거래’

트럼프는 이미 첫 임기 중에 전략적 요충지인 이 섬의 구매에 관심을 표명했다. 그린란드는 오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왔으며, 덴마크의 자금 지원과 어업 및 새우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이건 본질적으로 대규모 부동산 거래다. 거래가 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현재 덴마크가 이것을 유지하느라 매년 거의 7억 달러를 잃고 있기 때문에 덴마크에도 매우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린란드를 인수하면 전략적으로 미국에 좋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덴마크의 큰 동맹국이다. 우리는 덴마크를 돕고 덴마크를 보호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은 이전에도 그린란드 구매를 제안한 적이 있다. 처음은 1867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시절이었고, 두 번째는 1946년 트루먼 대통령 시절이었다. 덴마크는 두 차례 모두 거절했다.

그린란드 인구의 대다수인 89.5%는 그린란드 이누이트이며, 7.5%가 덴마크인이고 나머지는 기타 소수민족 집단들이다.

중앙정보국(CIA)이 인용한 2021년 추정치에 따르면, 미국 면적의 약 4분의 1에 달하는 이 영토는 약 5만7000명의 소규모 인구와 32억4000만 달러(약 4조8천억원)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