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탐사보도 전문매체 “CNN, 명예훼손 고소 예정”

한동훈
2021년 04월 16일 오전 10:28 업데이트: 2021년 04월 16일 오후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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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젝트 베리타스’ 설립자 제임스 오키프가 미국 CNN 방송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리타스는 두 달 가까이 CNN 등의 내부회의를 비밀리에 녹음했다며 최근 이를 순차적으로 공개해왔다.

CNN은 베리타스가 “정치적 동기로 활동하는 단체”라며 깎아내렸다.

CNN의 주말 황금시간대 뉴스 프로그램인 ‘CNN 뉴스룸’의 앵커 아나 카브레라는 “베리타스가 허위 정보에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하고, 오키프가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한 점 등을 지적했다.

오키프는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나 자신을 (정치적) 활동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철저한 검증과 팩트에 따라 보도하는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에서 명예훼손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를 따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명예훼손으로 CNN을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베리타스는 CNN에 관한 3부작 ‘CNN을 드러내다(#ExposeCNN)’ 중 1부를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찰스 체스터 CNN 기술국장이 등장해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자유주의 연대가 활동했다고 주장하면서, CNN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낙선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자랑했다.

체스터 국장은 CNN이 트럼프를 공직에서 물러나게 하는 일에 주력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심지어 이를 “선전(propaganda)”이었다고 고백했다.

오키프는 1부 영상에서 체스터 기술국장이 CNN이 추진한 다른 여러 아젠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면서 2부에서는 중공 바이러스(코로나 19)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하는 일은 수치스럽고 역겹다. 이제 그들은 꼬리가 잡혔다”며 많은 사람이 미국의 주류 언론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베리타스는 CNN의 내부 편집회의 녹음과 내부자들의 발언 영상을 여러 차례 공개한 바 있다.

작년 12월에는 제프 저커 CNN 사장이 전화회의에서 “트럼프의 그 어떤 것도 ‘정상인’으로 취급해 보도하면 안 된다”고 편집진에 지시했다.

2019년 공개된 영상에서 저커 사장은 당시 트럼프 탄핵 정국과 관련해 “저널리즘의 진실성을 해친다”는 직원들의 반대에도 CNN은 트럼프 탄핵을 추진하는 민주당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CNN은 명예훼손으로 거액을 배상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인종차별 오해를 산 10대 고등학생 니콜라스 샌드먼에 대해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가 손해배상에 합의한 사건이다.

양측은 배상금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했으나, 가족들과 함께 살해 협박에 시달리다 다니던 학교도 그만두고 이사한 샌드먼 측은 2억5천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프로젝트 베리타스는 2011년 설립됐으며 주로 내부고발자로부터 입수한 영상과 음성 제보로 정치인, 언론인, 민간 정치단체 등에 대한 폭로보도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