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감싼 中 허베이성 당국 ‘4주 격리 3개월 감시’ 극단 조치

류지윤
2021년 01월 17일 오전 8:26 업데이트: 2021년 01월 17일 오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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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베이성 지방당국 내부문서 단독 입수
작년 말부터 초강력 격리 조치 시행에도 확산세 여전

중국 수도 베이징을 둘러싼 허베이성의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전 지역을 대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력한 대응에 들어갔지만, 확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허베이성의 한 지방당국은 ‘4주 격리 3개월 밀착 감시’라는 극단적 격리조치를 시행 중이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문건은 허베이성 진저우(晉州)시 방역대책본부가 기록한 타 지역 출입자 기록으로, 칭다오‧베이징‧선양시‧다롄 등 주로 대도시에서 들어온 사람들에 대한 검사 결과를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대도시 지역에서 들어온 사람들 사이에서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21개 지역이 중·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대도시 감염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허베이성은 베이징과 다른 도시를 오가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길목 역할을 한다. 위치상 한국의 경기도와 비슷하다.

허베이성 진저우시의 ‘4주 격리 3개월 감시’ 조치는 문건에서 ‘14+14+3’으로 표시됐다. 14일간 집중시설에 격리하고, 14일간 자가격리하고,  3개월간 사회 그리드화 관리를 한다는 의미다.

사회 그리드화 관리는 이번 중공 바이러스 확산을 계기로 도입된 그물망식 사회 감시체계다.

지역을 바둑판처럼 격자 구역으로 구분한 뒤 격자별로 CCTV 감시망, 스마트폰 위치추적, 주요 시설 전자출입부 작성, 담당 감시인력 배정 등을 통해 물샐틈없이 감시한다. 얼굴인식 기술로 신원 확인은 물론 감정(분노, 반발 등)까지 체크한다.

4주 격리, 3개월 감시 방안(14+14+3)을 담은 허베이성 진저우시 내부문서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인구 59만 명인 진저우시의 이 같은 정책은 허베이성 지자체 책임자들의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수도 베이징이 방역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태에서, 베이징 확진자가 허베이성에서 유입됐을 경우 ‘길목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강도 높은 문책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저우시의 격리조치는 지금까지 중공 당국이 내놓은 조치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

베이징, 다롄은 14일 집중격리+7일 자가 건강검진을 요구하고, 상하이는 7일 집중격리+7일 자가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단속을 하는데도 현재 허베이성은 중국에서 전염병 상황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중공 보건당국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허베이성의 누적 확진자는 566명이다. 이 가운데 성도 스자좡(石家莊)시 확진자는 500명 이상이다.

이들 확진자 동선을 추적한 결과 최소 7개 지역과 관련됐다. 스자좡이 확산 기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허베이성의 방역 대책은 과도하다. 지난 11일 스자좡의 농촌 지역에서는 주민 2만 명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격리했다.

또한 시내 대학생 기숙사를 예고 없이 갑자기 폐쇄하고, 시를 빠져나가는 길목도 모두 차단했다. 이로 인해 오갈 데 없게 된 대학생들이 최근 스자좡 거리를 밤늦도록 헤매는 영상이 나돌기도 했다.

대학생들에게 머물 곳조차 마련해주지 않고 기숙사에 머물지 못하도록 한 당국의 조치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스자좡시 인구는 지난 2019년 기준 1100만 명이다. 허베이성 전체 인구는 무려 7400만 명(2016년 기준)으로, 한반도 전체 인구보다 많다.

이런 지역에서 열흘간 총 56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전 지역 봉쇄에 들어갔다는 건 수긍하기 어려운 처사라는 이야기가 중국 안팎에서 나온다.

지금까지 은폐 관행에 비추어볼 때 실제 수치는 최소 수십 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허베이성 방역대책본부가 작년 12월 4일 작성한 비공개 문서. 좌측 상단에 특급으로 표시됐다. | 에포크타임스에 제공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또 다른 내부 문서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허베이성 방역대책본부가 작년 12월 4일 작성한 ‘허베이성 겨울철 신종코로나 비상사태 대비책에 관한 통지문’이라는 비공개 문서로, 문서 등급이 ‘특급’으로 표시돼 있다. 이는 가장 높은 등급으로, 즉시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문서에서는 이번 겨울 중공 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3단계로 설정하고 단계별 상황과 방역 대책을 자세히 서술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허베이성은 최고 수준인 3단계로 평가된다.

3단계에서 대비책으로 제시한 ‘3개 시 이상에서 집단 감염 발생’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또한 진저우시의 ‘4주 격리 3개월 감시’나 허베이성의 농촌 주민 2만 명 이동 격리조치 등은 당초 대책으로 제시했던 방안보다 훨씬 강력하다.

즉, 현재 전염 상황이 당국의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것으로 풀이된다.

허베이성이 전 지역을 대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만 봐도 이런 추정은 가능하다. 허베이성은 지난 2일 스자좡시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하고 바이러스가 베이징 인접 지역으로 확산하자 전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7일에는 스자좡시를 봉쇄하고 이어 싱타이시, 랑팡시 전역을 봉쇄했다. 이 지역 농촌과 주택단지에서는 엄격한 통제를 시행하고 주민들이 도시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허베이성에서 베이징으로 들어가는 기차역, 버스 정류장, 주요 고속도로 및 국도, 베이징 접경 지역에 전염병 통제 구역을 설치하고 외부로 나간 주민들의 귀가를 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