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이 지난 6일 입장신문, 빈과일보 등 언론사를 포함해 범민주 진영 인사 53명을 홍콩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홍콩 경찰이 체포한 사람들은 모두 ‘35 플러스’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35 플러스’ 캠페인은 지난해 9월로 예정됐던 홍콩 입법회(국회) 선거에서 총 70석의 홍콩 입법회 과반인 35석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범민주 진영이 벌인 선거운동이다.
이들은 선거를 두 달 앞둔 7월 후보 단일화를 위해 ‘예비선거’를 실시해 홍콩 시민 61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예비선거를 불법으로 규정했으며 이후 코로나를 이유로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했다.
홍콩 당국은 또 이들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사임을 주장했고 이는 예비선거와 더불어 홍콩 국가보안법상 국가 전복 혐의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국가전복죄는 최고 무기징역이 선고된다.
이번 체포는 홍콩 민주파를 겨냥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으며 지난해 7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최대 규모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미국 국적의 인권변호사인 존 클랜시(關尚義)도 포함됐다. 홍콩에서 미국인이 체포된 건 처음이며 이로 인해 미∙중 관계가 다시 악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중국이 망명을 시도한 홍콩 청년들을 투옥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던 것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서 저지르는 만행에 대한 반격이라고 풀이했다.
둥리원 대만국가정책연구협회 자문위원은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2019년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캐리 람 홍콩 장관 문책 과정에서 이뤄진 대규모 인사이동과 관련해 새로 부임한 관리들이 모두 강경파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둥리원은 “이는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 강압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는 뜻이고 그 후 ‘홍콩 국가안전법’이 통과됐다”며 “중국 공산당은 진작부터 체포 작전을 계획했지만, 전염병 때문에 늦춰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미국과 상관없이 계속 체포할 것이고, 갈수록 범위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의 일시적 공백을 틈타 바이든 측이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시험하고 있다”며 “현재 바이든 측의 강력한 대응이나 구체적인 반격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 측과 비교해 트럼프 정부는 중국 공산당의 인권탄압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대응 방법과 정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홍콩 정부의 대규모 체포 작전을 비난한 직후 캘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대만 방문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12일(현지 시각) “캘리 대사의 대만 방문 계획이 취소됐다”고 다수 외신 언론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가 정권 이양을 위해 폼페이오 장관의 유럽 방문 일정을 비롯해 향후 국무부의 방문계획을 전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둥리원은 “트럼프가 첫 번째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미국 정부 당국자를 대만에 파견하려 했던 것”이라며 “특히 유엔 주재 미국 대사라는 신분은 과거 내각 각료들과는 차이가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보는 트럼프 정부가 대만의 국제무대를 확대하고 지원하겠다는 의미”라며 “그 방향과 세부 사항은 2019년 통과된 ‘대만 보증법’ 등 많은 법안에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대만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향상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대만 보증법은 대만을 아시아태평양 전략 거점으로 규정하고 중국으로부터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방위력 증강을 지원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