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보안 문제가 새로운 논란으로 등장했다.
미 정보당국이 의회에 브리핑한 선거 관련 기밀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며, 향후 관련 정보를 의회에 서면 보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존 랫클리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30일(현지 시각) 폭스뉴스에서 “감독위원회와 의회 모든 의원에게 수시로 브리핑을 해왔는데, 브리핑이 끝난 이후 다수의 의원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기밀 정보를 누설했다”고 말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일부 의원들이 이번 대선에서 러시아의 안보위협을 부풀려 중국보다 더 위험한 존재로 부각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의 위협을 축소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들(러시아)은 심각한 국가안보의 위협”이라면서도 일부 의원들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내세우며 “정보를 정치화”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9일 랫클리프 국장은 상원과 하원의 의장과 정보위원회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선거보안 브리핑을 중단하고, 관련 정보를 의회에 서면으로만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브리핑 이후 의원들로부터 기밀 정보가 누설됐다는 이유다.
또한 정보 출처 보호를 위해 오는 11월 대선과 관련한 외국 세력의 개입 여부에 관한 정보를 서면으로만 보고하겠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선거 개입 노력을 경시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시프 위원장은 CNN에서 “그들은 구두 브리핑 대신 글을 쓰려 한다”면서 “미국 국민의 대표인 의회 의원들에게 질문을 못 하도록 막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그건 말이 안 된다”며 질타했다.
그는 이어 “진실을 밝히는 것은 러시아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또다시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선거캠프 측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이번 결정이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돕는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캠프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다시 한번 자신의 재선을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그는 푸틴이 재선을 돕기 위해 취하는 조치를 미국 국민들이 아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 국가정보국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이란, 러시아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대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윌리엄 에버니나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국장은 이들 국가의 잠재적인 활동 가운데 중국 공산당(중공)에 대한 위협을 가장 크게 평가했다.
그는 중공이 “미 정치인들을 압박하고 미국의 중공 관련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중공 정부가 이러한 노력이 대선 레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도 이달 초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을 더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평론가들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이 대선에 성공한다면 “대미 접근법이 전략적으로 더 예측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트럼프보다 더욱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 민주당 상·하원 최고위원들은 러시아가 트럼프의 재선을 도우려 한다면서 중공이 아닌 러시아의 대선 개입 가능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지난 19일 “민주당과 중공이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한 공동의 대의를 마련했다”면서 “이들의 전략은 중공이 만들어낸 전염병을 현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에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