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장유샤 조사”…이례적 발표, 中 공산당 내부 불안 신호

2026년 01월 25일 오전 7:07
2024년 3월 8일,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한 군 대표들이 베이징 인민대회당 밖에 도착하고 있다. | Kevin Frayer/Getty Images2024년 3월 8일,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한 군 대표들이 베이징 인민대회당 밖에 도착하고 있다. | Kevin Frayer/Getty Images

2026년 1월 24일,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張又俠)와 합동참모부 참모장 류전리(劉振立)가 동시에 낙마한 사실이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확인됐다.

이번 돌발적인 중대 정치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관영 발표가 단순한 부패 조사 차원을 넘어, 고위층 간 권력 투쟁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정세가 전례 없이 불확실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장유샤·류전리, ‘중대 위법’ 혐의로 동시 조사

중국 국방부는 1월 24일 성명을 통해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인 장유샤와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합참 참모장인 류전리가 “심각한 기강 위반 및 불법 행위 혐의”로 중앙의 결정에 따라 공식 조사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신화통신은 ‘해방군보’ 사설을 인용해, 두 사람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어기고 당의 군대 절대 통제 원칙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들의 행위가 중앙군사위원회 권위를 약화시키고, 전군 장병의 정치적 기반을 흔들어 군대의 정치 생태와 전투력 강화에 큰 타격을 줬으며, 나아가 중국 공산당의 집권 기반에도 심대한 충격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는 며칠 전부터 온라인과 해외 언론을 중심으로 떠돌던 ‘장유샤·류전리 실각설’을 사실상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장유샤와 류전리는 1월 20일 열린 성·부급 주요 간부 대상 특별 세미나 개강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어 1월 23일 진행된 수료식에도 불참하면서 두 사람에 대한 ‘조사 착수’ 관측이 더욱 빠르게 퍼졌다.

중국군 내 동향에 대해 대만 국방안보연구원 션밍스 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중국군 고위층이 최고지도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성명은 나오지 않았고, 이례적 부대 이동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정국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중부전구와 제82집단군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션 연구원은 “중부전구의 일부 고위층은 인사 배경이 복잡하며, 제82집단군은 베이징 인근에 배치돼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 이들이 누구의 지휘에 따르느냐가 정세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션밍스 연구원은 “순수하게 군사력만 비교하면 경호부대와 야전부대는 상호 대등한 전력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대치 상황이 벌어질지는 정치적 명령과 군의 복종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빠르고, 직접적이며, 전례 없는 발표”

관영 발표의 파격적 형식과 내용에 대해, 미국 거주 작가이자 시사평론가인 천포쿵은 자신의 온라인 프로그램에서 이번 발표가 세 가지 이례적 특징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는 속도다.
그는 “중국 고위층이나 군 고위 장성이 실각할 때는 대개 장기간 ‘실종’ 기간을 거치거나 직책 이동, 간접적 신호 노출 등이 이어진 뒤에야 공식 발표가 나온다”며 “그러나 장유샤와 류전리의 경우, 소문이 퍼진 직후 곧바로 ‘입건 조사’가 발표된 것은 극히 비정상적인 속도”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직접성이다.
이번 통보에서는 ‘전직’이라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고, 사전에 면직 또는 직책 조정 절차도 없이 현직을 그대로 명시한 채 곧바로 조사 착수를 발표했다. 그는 이를 두고 “기존의 ‘치약 짜기식’ 단계적 공개 방식과 완전히 다른 형태”라고 평가했다.

세 번째는 전례 없음이다.
그는 “시진핑 집권 전후를 통틀어, 중국 공산당이 ‘당 중앙의 결정’이라는 형식으로 현직 정치국 위원 및 군위 부주석에 대한 조사를 직접 발표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천포쿵은 특히 이번 발표가 중앙기율검사위원회나 군기위원회가 아닌 ‘당 중앙’ 명의로 내려진 점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고위층 권력 기제가 극도로 긴장된 상태에 놓여 있으며, 군 내부 권력 다툼이 이미 공개적이고 급박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학자 쑤샤오허도 이번 발표를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문이 확산된 시점부터 공식 발표까지 걸린 시간이 유례없이 짧다”며 “과거 군 고위층 조사에 보였던 절차적 완충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도부가 긴급하고 중대한 상황 판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쑤샤오허는 장유샤·류전리가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지 “불과 며칠 만에 발표가 이뤄졌으며, 그 속도는 허웨이둥 등 기존 장성들에 대한 처리보다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영 발표 후 한 시간이 지나도록 과거와 달리 전면적인 ‘충성 표명 러시’가 나타나지 않고, 관가 전체가 비정상적으로 조용하다”며 “이 같은 침묵은 각 세력이 상황을 살피는 중이며, 공개된 정보보다 훨씬 복잡한 권력 충돌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쑤샤오허는 장유샤가 군대 내 최상위급 경력을 지닌 장성이며, 그의 가문은 시진핑 가문과 ‘연안 세교(延安世交·혁명 시기 연안 지역에서 형성된 가문 간 오랜 친분)’를 줄곧 이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장씨 가문은 역사적으로 시진핑 일가를 도운 적도 있어 양측 관계는 오랫동안 ‘특수한 유대’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그는 “정치 권력 앞에서는 이런 사적 인연도 의미가 없다”며 “이번 발표는 사실상 시진핑과 장유샤 가문이 완전히 결별했다는 뜻이며, 양측이 정면충돌·생존투쟁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쑤샤오허는 “이번처럼 신속하고 단호하게 혐의를 확정한 발표는 전형적인 정치적 ‘정면 강공’이며, 시진핑 당국이 여론전을 통해 사건을 기정사실화하려 한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불확실성 고조…베이징 정세 ‘안갯속’

쑤샤오허는 이번 사태를 1971년 린뱌오 사건 이후 보기 드문 군·정(軍政) 혼란으로 평가하며, 그 파장은 단순한 인사 변동을 넘어 정치·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고도의 불안정성이 형성되는 가운데, 당내 일부 세력이 향후 권력 구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강도 높은 정치적 투쟁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쑤샤오허는 “사태의 최종 흐름은 아직 관찰이 필요하다”며 중국 정국이 중대한 변곡점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천포쿵 역시 이번 발표를 단순한 반부패 조치나 기강 위반 조사가 아닌, 중국 공산당 권력 구조의 대규모 재편이 외부로 드러난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정세를 가를 핵심 변수로 ▲군 내부에서의 반발 여부 ▲당내 표면적 안정 유지 가능성 ▲최고 지도부가 이번 사태가 불러올 연쇄적 파장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꼽았다.

*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