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피해자 없기를”…미국 청소년 성전환 후회 사례, 법원으로
청소년 성전환 의료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본격화 하고 있다. | 존 프레드릭스/에포크타임스 미성년 시절 호르몬·수술 결정… “충분한 설명 없었다” 주장
뉴욕·캘리포니아 등지서 탈성전환자 의료과실 소송 잇따라
미 보건부 보고서 “성별 불쾌감 치료 기준 검토 필요”…유럽도 ‘재검증’
성전환을 시도했다가 다시 출생 시 성별로 돌아온 이른바 ‘탈성전환자(detransitioners)’가 제기한 소송이 올해 미국 전역에서 잇따라 재판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의료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호르몬 치료와 수술 등 되돌릴 수 없는 신체적 변화를 겪은 이들이 의료계의 책임을 묻기 위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수년간 성전환 정체성을 가졌던 청소년들이 수십 건의 소송을 제기해 왔으나, 아직까지 원고가 승소한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올해는 기각이나 중재 절차를 넘어 실제 공판이 진행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대법원에서는 이번 주 관련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원고 폭스 바리안은 2019년 12월, 당시(16세) 자신을 남성으로 인식해 양측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그는 다시 여성으로 성 정체성을 되돌렸고, 2023년 당시 상담사와 주치의, 관련 의료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피들러 도이치는 이번 사건에 대해 “탈성전환 관련 의료 과실 소송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배심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있는 사례”라고 밝혔다.

2023년 5월 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소아 내분비 학회 연례 회의장 밖에서는 탈성전환 경험자와 지지자들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 존 프레드릭스/에포크타임스
원고 측인 바리안은 의료진이 유방 절제술에 수반되는 위험과 대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 영구적인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피고 측인 상담사와 주치의 등은 수술 당시 원고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만족하고 있었고,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법조계와 의료계에서는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아동·청소년 성별 불쾌감 치료 관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플로리다 로펌 ‘차일더스 로’의 파트너 변호사 닉 휘트니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들 사건 중 단 한 건이라도 원고 승소 판결이 나온다면 병원과 의사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의료계가 소송 위험을 고려해 아동·청소년 성전환 의료를 재검토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3년 3월 10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주의사당 앞에서 탈성전환 경험을 공유하는 집회가 열렸다. | 존 프레드릭스/에포크타임스
휘트니 변호사는 대형 의료과실 소송에서 승소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그가 관여한 사건은 2023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테이크 케어 오브 마야’로 널리 알려졌으며, 배심은 피고 측에 2억6100만(약 3840억원) 달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해 플로리다주 사상 최대 규모의 의료과실 평결로 기록됐다.
캘리포니아주와 네브래스카주에서도 주목할 만한 재판이 예정돼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15세 때 유방 절제술을 받은 클로이 콜이 카이저 재단 병원과 의료진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재판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탈성전환 활동가로 활동 중인 콜은 의료진이 자살 위험 등에 대해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성전환 의료가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의료진이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와 자폐 스펙트럼 유사 증상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의료적 개입에 나섰다고 말했다. 청소년기에 자신을 남성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13세에 사춘기 억제제와 테스토스테론을 처방받은 뒤 결국 유방 절제술을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트랜스젠더 전환을 중단한 아동 권리 옹호자 클로이 콜이 2025년 12월 20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 포인트 USA의 암페스트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 레이 첸/에포크 타임스
콜은 내년 중 재판 일정이 잡힐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 사건을 통해 카이저 재단 병원이 나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와 미국 전역의 많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료를 제공해 왔는지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소송 기각을 요청한 상태다.
네브래스카주에서는 16세 때 유방 절제술을 받고 남성으로 성 전환한 루카 하인이 의료진과 의료센터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오는 8월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하인은 의료진이 과실을 범한 동시에 주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인생에서 가장 어둡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의사들은 필요한 도움 대신 그 혼란을 의료적으로 확정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소장에서 원고 측은 피고 ‘젠더 케어 클리닉’ 의료진이 하인이 제출한 ‘성 정체성 자가 진단’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다른 심리적 요인을 배제한 채 성 정체성만을 근거로 이른바 ‘더치 프로토콜’ 치료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인 측 변호인은 “의료진은 유방 절제술처럼 되돌릴 수 없는 수술을 시행하기 전에, 환자의 고통을 유발했을 수 있는 다른 원인들을 충분히 검토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진이 ‘남성화 호르몬 치료’와 같은 표현을 사용해 치료 효과를 강조한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해당 시술이 신체와 뇌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 변호인은 이를 부인하고 있으며, 논평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2023년 3월 28일 캘리포니아 주청사에서 루카 하인이 공개 발언에 나서 자신의 경험을 증언했다. | 존 프레드릭스/에포크타임스
더치 프로토콜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 의료센터에서 성별 불쾌감을 겪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시된 치료 모델이다. 사춘기 억제제 투여 후 호르몬 치료, 이후 일부 경우 성전환 수술을 시행한다.
이 모델은 “청소년 자살률을 줄여준다”며 한때 국제적으로 참고 기준처럼 활용됐으나, 최근에는 초기 연구의 표본 규모가 작고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미국 보건복지부는 올해 성별 불쾌감을 겪는 아동·청소년에 대해 호르몬 치료나 수술의 이점이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다며, 비침습적인 심리치료를 우선적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종합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럽에서도 정책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와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의뢰해 2024년 발표된 ‘캐스 보고서’는 아동 대상 성별 불쾌감 치료에서 의료적 개입(더치 프로토콜)의 장기적 안전성과 유효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 보고서는 아동의 성 정체성을 즉각적으로 확정하고 의료적 처치를 지원하는 접근이 정신건강, 우울, 불안, 사회적 스트레스 등 복합적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할 경우 오진이나 과잉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성별 불쾌감(gender dysphoria)은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과 출생 시 부여된 생물학적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그로 인해 현저한 고통이나 불안, 기능 장애를 겪는 상태를 의미한다.
관련 학술 연구는 1950년대부터 이뤄졌으나, 1990년대까지는 아동기 성별 불쾌감이 사춘기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완화되는 사례가 많다는 보고가 주를 이뤘다. 이후 2000년대 들어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청소년에게 사춘기 억제제를 사용하는 의료적 개입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2010년대에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확산과 맞물려 성별 불쾌감 문제가 의료 영역을 넘어 사회적 논쟁으로 본격화됐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청소년 성전환 의료의 부작용과 후회를 호소하는 사례가 드러나면서, 보다 엄격한 근거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재검증’ 요구가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캐스 보고서 이후 아동·청소년에 대한 의료적 개입을 대폭 제한하고, 심리치료와 정신건강 평가를 우선시하는 단계적 접근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추세다.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 역시 의료적 개입을 예외적 수단으로 제한하고 심리사회적 지원을 1차 치료로 명시하고 있다.
– 한국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내용을 의역 및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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