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中·日 정상 연쇄 방한…경주, 세계 외교의 교차점 되다

2025년 10월 30일 오전 8:52
미중일 정상 | AFP·신화·로이터/연합미중일 정상 | AFP·신화·로이터/연합

트럼프 떠나자 시진핑·다카이치 잇따라 도착…APEC 앞두고 경주 ‘초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박 2일간의 경주 일정을 마치고 떠난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곧바로 한국을 방문한다. 주요 국빈들이 연이어 경주를 찾으면서 도시 전역은 연일 초긴장 모드다.

시 주석은 30일 오전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부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뒤 경주로 이동할 예정이다. 경호상 구체적인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은 이후 2박 3일간 경주에 머물며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31일에는 APEC 정상회의와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 11월 1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 협력 복원, 반도체 및 공급망 문제, 그리고 북한 문제에 대한 공조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이 균형 외교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주목된다. 외교가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한이 한중 관계 회복의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미중 간 외교적 견제의 연장선이 될지 가늠할 중요한 계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 방한 기간 중에 한중 경제인 간담회도 예정돼 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이뤄지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다. 시 주석의 일정과 맞물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경주를 찾는다.

미·중·일 정상이 잇따라 모이는 경주는 사실상 세계 외교의 중심 무대로 부상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와 주요 행사장 주변에는 경찰과 경호 인력이 대거 배치돼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 간 회담과 주요 행사가 잇따라 열리는 만큼 최고 수준의 경호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역내 경제협력뿐 아니라 미·중 전략경쟁, 한중일 관계의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대 신라의 수도이자 한국 문화유산의 중심지인 경주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동아시아 외교의 상징적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강대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도시는 흔치 않다. 전문가들은 “경주는 과거 동아시아 문명 교류의 중심이었듯, 오늘날에도 외교·경제 협력의 무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문화와 외교가 결합된 ‘한국형 외교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