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무역협상서 트럼프에 ‘대만 독립 반대’ 공식화 요구할 것”

WSJ, 미중 무역협상 앞두고 대만 문제 전면화 전망
중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이 향후 미·중 경제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 반대”라는 입장을 공식 표명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트럼프가 경제협상 타결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활용해 대만에 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로 바꾸려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시진핑은 이를 통해 미국과 대만의 관계를 약화시키고 자신의 국내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시진핑은 대만을 흡수 통일하기 위해 무력 침공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이후 군부를 중심으로 ‘무리한 목표’라는 반발성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대만 문제에 있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독립을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 모호한 태도로 중국공산당이 전략적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다.
특히 “독립 반대”라는 표현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대중 억지력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이를 수용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내세운 정치적 명분과 유사한 논리가 중국공산당에도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러한 표현을 그대로 이어받지는 않았다. 다만 미국 정부는 “어느 한쪽도 대만해협의 현상을 일방적으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중국공산당을 대만해협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허용하는 등 대만의 방어권을 보장하며 군사적 균형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WSJ은 현재 미·중 관계가 틱톡 해외 사업 합의 등으로 일부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향후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호 방문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막판 변수도 존재한다. 백악관 측 관계자는 트럼프의 중국 방문 여부는 무역 협상 진전과 중국이 펜타닐 원료 차단에 얼마나 협조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펜타닐 단속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나, 중국은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쑨윈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는 “미국의 대만 정책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중국은 끊임없이 압박을 가하며 미국의 대만 정책 의존도를 흔들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인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아대 교수도 “중국 지도부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과 대만 사이 관계를 이간질하는 것”이라며 “시진핑은 트럼프와의 협상을 그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