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육부, ‘젠더 이념’ 포기 거부한 3개 교육구에 예산 동결

뉴욕·시카고·페어팩스에 910억원 지원 중단
삭감분은 학교 통합용 예산… “젠더 이념 위한 것 아냐”
미국 교육부가 뉴욕, 시카고,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학군의 연방 지원금 6500만 달러(약 910억원) 지급을 중단했다. 세 학군이 성적 정체성과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고수한 데 따른 조치다.
교육부는 앞서 16일 공문을 통해 일주일 안에 해당 교육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향후 3년간 ‘마그넷스쿨 지원 프로그램’ 자금을 끊겠다고 경고했으나, 세 학군이 끝내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25일 동결을 공식 발표했다.
마그넷스쿨은 인종과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른 학생들을 하나의 학교에 모아 다양성을 유지하고 통합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 측은 과학, 기술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교육 과정을 마련하며, 명칭에는 자석(마그넷)처럼 주변 지역 학생들을 끌어들인다는 의미가 담겼다.
그러나 이들 세 학군에서는 해당 예산을 ‘젠더 이념’ 도입이나 인종 다양성 확대에 투입해 왔다.
뉴욕 교육청은 ‘트렌스젠더와 젠더 확장 학생 지원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성별은 마음대로 바꿀 수 있으며 남성과 여성 외에 다양한 성적 정체성이 존재한다(확장 젠더)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무성, 간성, 젠더플루이드(성별이 수시로 변화) 등을 인정하고, 학생의 성적 정체성에 따라 탈의실과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했다.
또한 학교와 교사는 그에 걸맞은 학교 시설을 준비해야 하고 수업 자료에는 ‘성별 고정관념’ 대신 ‘확장된’ 성적 정체성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도록 했다. 교내에서 성적 정체성에 따른 차별과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의무도 부과했다.
다른 두 지역 교육청에서도 명칭은 다르지만 비슷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시카고는 흑인 남성 교사를 늘리고 흑인 학생의 상급 과정 진학을 확대하려는 ‘흑인 학생 성공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백인과 다른 유색인종에는 해당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교육 당국은 뉴욕과 비슷하게 성적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과 탈의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학교가 젠더 이념을 주입하는 곳이 되어선 안 되며, 교육기관 본연의 기능을 우선시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흑인 등에 대한 우대가 백인이나 다른 인종에 대한 역차별이 되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줄리 하트만 교육부 대변인은 “연방정부는 공립학교가 공개적으로 인종과 성별에 근거해 학생을 차별하는 상황에서 세금을 투입할 수 없다”며 “학부모는 이념 주입이 아닌 양질의 교육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자체 인사도 젠더 이념 확대에 우려를 표명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같은 시설을 사용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하며 시 교육청의 젠더 이념 도입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뉴욕 교육청은 이번 예산 지원 중단으로 8500명 학생이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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