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윈도우] ‘셰일 채굴’ 성공한 美, 세계 최대 산유국 부상③

■ 방송 : 에포크 TV ‘인사이트 윈도우’
■ 일자 : 2025년 8월 1일(촬영)
■ 진행 :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
■ 대담 :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
*내용 인용 시 ‘에포크TV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이하 추봉기) = 중동 지역의 석유 매장량은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계속 생산하면 어느 정도까지 저희가 사용할 수 있는 건가.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이하 박현도) = 1990년대 공부할 때 아랍 선생님들은 ‘앞으로 석유 쓸 자원이 100년 정도밖에 안 남았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지금 100년 넘게 남았다. 왜냐하면 해마다 매장량이 늘어난다. 전과 달리 기술이 늘었고 예전엔 찾지 못했던 곳에서도 석유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냥 ‘얼마 있을 거다’가 아니라 돈을 투입해 얼마가 있는지 확인하는 매장량을 보면 전 세계 석유 매장량 56%가 중동에 있다. 가스 매장량도 40%가 중동에 있다.
문제는 전 세계가 석유를 안 쓰겠다고 하지만 안 쓸 수가 없다. 내심 중동 국가들은 전 세계에서 ‘석유를 안 쓴다’며 넷제로를 얘기하지만 (그럼에도) 60% 정도는 (석유를) 쓰지 않을까 보고 있다. 그러니까 최소한 탈 것, 교통시설에서 (전기차라든지) 친환경으로 다 바꾸면 (석유 사용량의) 30% 정도가 날아간다. 최소 60%는 여전히 석유를 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중동 국가들이 다른 것도 팔고 석유도 팔았으면 괜찮았을 것이다. 석유밖에 팔 게 없는 나라가 30%밖에 못 판다고 생각하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되겠나. 그것을 벌충하기 위해서 이들이 말하는 게 ‘산업 다각화’다. 산업 다각화라는 게 어려운 말이 아니다. 석유가 아닌 걸로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가 많은 중동 국가들이 변화가 있는 것이다.
▲추봉기 = 산업 다각화를 말씀하셨는데 혹시 ‘두바이’가 성공한 산업 다각화 국가로 볼 수 있나.
△박현도 = 두바이는 (산업 다각화) 성공의 표본이다. 두바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석유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두바이라는 곳은 우리에겐 도시로만 알고 있지만 국가 이름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아랍에미레이트라고 얘기한다. 아랍에미레이트란 곳은 7개 왕국이 하나가 돼서 연합해 국방과 외교를 같이 한다. (아랍에미레이트 구성은) 7개 나라다. 두바이엔 두바이 국왕이 있고, 아부다비엔 아부다비 국왕이, 샤르자엔 샤르자 국왕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독립채산제다. 그럼 연방이 예산을 같이 사용해서 나누나. 아니다. 각 국가가 예산을 다 낸다. 아랍에미레이트 전체에서 나오는 석유를 100으로 놓고 보면 아부다비가 가진 석유가 92%라고 한다. 한 6%만 두바이에 있다.
두바이는 처음 시작할 때 이곳 라시드 국왕이 진짜 현인이었다. (그는) 석유를 가지고 먹고살긴 (두바이가) 글렀다고 봤다. 석유는 기본적인 국가 산업 구조를 유지하는 데만 쓰고 나머지는 돈을 벌자고 생각했다. 돈 벌 생각을 하니까 ‘우리 나라에 전 세계가 모두 10시간이면 오더라’를 떠올렸다. 그래서 ‘항공 산업을 하자, 금융 산업을 하자’ (해서) 금융 산업을 한다. 그다음 간척지 개발을 해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면서 40년간 두바이라는 걸 만든다. (두바이는)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지만 가장 성공한 (산업 다각화) 모델이다. 산업 다각화는 돈이 되는 건 다 한다는 것이다. 처음 두바이가 (산업 다각화를 시도할 때) 주변국가들이 ‘참 쓸데없이 뛰어다니네’라고 생각했다. 두바이를 약간 우습게 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자기들도 (두바이와 같은) 그런 상태가 온 것이다. 그래서 이제 주변국도 따라서 (산업 다각화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두바이와 경쟁 국가로 들어선 게 사우디아라비아다. ‘네옴시티’. 그래서 사우디 지도자가 네옴시티를 추진할 때 받은 질문이 뭔지 아나. ‘두바이를 베끼는 게 아니냐’라는 것이다. 그러자 사우디 지도자는 ‘우리는 두바이가 보여주지 않는 걸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내심 두바이처럼 (사우디를) 만들고 싶어 한다.
▲추봉기 = (산업 다각화로 분주한 중동과 달리) 미국이 셰일오일과 셰일가스 개발을 통해 사실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했다. (미국이) 셰일오일·가스 개발에 집중하게 된 배경과 성공 요인이 있을 것 같다.
△박현도 = 사실 셰일이란 것을 일반 시청자 분들은 잘 모르실 것이다. 우리가 쓰는 석유는 전통 석유라고 한다. 전통 방식, 그러니까 석유가 뭐냐면 바닷속 지층에서 만들어진다. 수억 년간 지층에 압축돼, 쉽게 말하면 참기름 짜듯 기름이 되고 가스가 생긴다. 모아진 걸 운 좋게 뽑아내서 우리가 쓰는 게 석유다. 그런데 그것 말고 그것보다 더 아래층, 지하 최대 4000미터 사이에 물렁물렁한 암석 이름이 셰일이다. 셰일은 진흙이 뭉쳐진 암석이다. 먹처럼 갈면 갈아지는 것이다. 셰일에도 석유와 가스가 함유돼 있다. 단, 채굴 방법이 어려웠다. 그러나 1997년 미국의 석유업자인 조지 미첼이란 자가 채굴법을 알게 됐다. 수직으로 깊게 파고 그다음 수평으로 파서 석유가 있는 부분에 강력하게 물을 분사하면 수압에 의해 셰일층에 균열이 생긴다. 그 균열이 생긴 곳에서 석유와 가스가 흘러나온다. 그걸 뽑아내는 게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이다. 1998년부터 미국이 (셰일오일·가스를) 생산한다. 그러면서 2011년엔 미국이 가스 부분에서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이 된다.
미국은 2015년엔 1975년 닉슨 행정부 때 묶어놓았던 ‘석유 수출 금지’를 푼다. 1973년엔 제4차 중동전쟁이 있었다. 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엔 석유 파동이 있었다. 미국도 석유 파동이 있었다. 그래서 석유를 살 수 없어서 미국이 석유 수출을 금지했다. 그걸 40년간 유지했으나 2015년엔 풀었다. 무슨 말이냐면 석유와 가스가 (자급자족이) 된다는 얘기다. 미국은 2018년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 된다. 미국은 변하게 됐다. 더 이상 중동 석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된 것이다. 하지만 급한 일이 생겼다. 중국의 부상이다. 이에 미국은 2012년부터 중국 봉쇄 작전을 시작했다. 그게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 즉 아시아 회귀 정책이다. 이 정책이 나온 큰 이유는 미국이 에너지에서 상당히 자급자족한 상태가 됐기 때문에 모든 정력을 모아 중국을 잡으려고 한 것이다. 이게 오늘날 세계 변화의 흐름이다.
▲추봉기 = 석유의 질은 어떤 차이가 있나.
△박현도 = 사실 중동 석유하고 셰일 오일하고 큰 차이는 없다. 사우디에서는 자랑하는 게 ‘우리 석유가 제일 좋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게 큰 차이는 없다. 예를 들면 최고급 석유 중 하나가 지금 알제리와 리비아 쪽에서 생산되는 석유다. 그걸 수입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좋은 건 아니다. 수입해 오는 석유에 맞춰서 정유 시설을 만들기 때문이다. 만약 리비아에서 석유를 수입해 온다고 하면 (정유에 따른) 돈이 더 든다.
▲추봉기 = 중국도 셰일오일 매장량이 많은 걸로 안다. 한데 특별히 생산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박현도 = 첫째. 중국의 셰일이 있는 곳은 주로 서부 쪽이다. (셰일 생산을 위해선) 물이 많이 필요한데 그쪽엔 물이 별로 없다. 둘째. 셰일이 약간 딱딱하게 굳어야 깨지면서 오일이나 가스가 나오는데 (중국 셰일 지역은) 흐물흐물하기 때문에 지형 구조상 (자원이) 잘 안 나온다. (종합하면) 중국엔 셰일이 분명 매장량은 많지만 여러 가지 환경 요인들 때문에 (자원 채취가) 힘들다.
▲추봉기 = 우리나라엔 전통 석유와 셰일 자원 외 대체할 에너지가 있나.
△박현도 = 저도 그런 문제들을 에너지 전문가들한테 물어봤다. 그리고 몇 가지 재밌는 얘기를 해드리겠다. 에너지 전문가들한테 들었던 얘기다. ‘세계에서 에너지 저주를 받은 두 나라’가 있다. 바로 한국과 일본이다. (보통) ‘북한 바다에 석유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들 한다. 하지만 저는 그런 말은 좀 안 하면 좋겠다. 북한 바다에 진짜 석유가 있으면 우리는 통일을 할 수 없다. 똥파리가 너무 많이 낀다. 그래서 북한에 석유가 없고 우리가 통일한 다음에 보니까 ‘어, 석유가 있네’ 이렇게 돼야 한다. 그래서 지금 벌써 ‘북한에 석유가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 굉장히 불안하다.
결국 수소가 굉장히 좋은 것인데 사실 중동의 화석연료가 끝난다고 해도 중동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수소를 잘 생산할 수 있는 곳도 중동이다. 탄소중립을 한다면 생성된 이산화탄소를 땅에다가 묻어야 하는데 중동은 이미 유전과 관련해 묻을 수 있는 구멍이 있다. 우리는 없다. 그래서 중동과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에너지 측면에선 친환경이든 화석연료든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우리는 중동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우리는 석유를 70% 이상 수입한다. 하루에 280만 배럴을 수입한다. 그 70%의 99%는 (중동)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온다. 그래서 중동 사태를 우리는 관심 있게 봐야 된다. 만약 문제가 생겨서 막힌다면 우린 200일 정도 버틸 수 있다. 그런 일은 일어나선 안 된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