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커들, 에포크타임스 사칭해 美 백악관·연방기관 협박

중국 사이버 행위자들이 스스로 에포크타임스를 사칭해 여러 연방 기관과 백악관에 협박성 이메일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들 사이버 공격자들은 9월 6일 자로 작성된 중국어 이메일을 통해 에포크타임스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으며, 이메일 제목은 “스크린샷을 보라, 너희는 끝났다”였다.
이메일에는 세 장의 협박 관련 스크린샷이 첨부돼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백악관 웹사이트의 ‘문의하기(Contact Us)’ 양식 화면으로 에포크타임스의 전화번호와 이메일이 기입된 모습이었다. 과도한 느낌표가 난무하는 코멘트에서 발신자는 자신이 중국에서 박해받고 있는 영적 공동체인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며 백악관에 폭력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우리는 화염병과 폭발물을 던질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우리를 막으려 한다면 우리는 총격을 가할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이어서 이들은 “유튜브, 에포크타임스, 그리고 에포크타임스 자매 매체인 NTD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이 장대한 업적을 동시에 생중계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메시지는 이러한 행위가 “공산당의 초국가적 탄압을 해결하도록 도와주지 않은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유사한 가짜 협박은 미국 중앙정보부(CIA), 법무부, 그리고 워싱턴D.C.경찰청에도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칭자는 협박 메시지마다 에포크타임스 이메일 주소를 첨부하면서 연락 이메일이라고 안내했다.
이 사칭자는 중국어로 “너희가 나를 어쩔 수 있겠느냐?”라고 적으며 자신이 중국 중부 산시성의 성도 시안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판 에포크타임스 신문이 2024년 9월 17일 홍콩 가판대에 진열돼 있다. ⎟ Kiri Choy/The Epoch Times.
에포크타임스는 2000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파룬궁(法輪功) 수련자들에 의해 창간됐다. 검열이 심한 중국의 진실되고 정확한 뉴스를 전하는 것이 목표다. 신문은 특히 중국 내 인권 유린 문제, 그리고 ‘진(眞)·선(善)·인(忍)’의 원칙에 기반한 수련법인 파룬궁에 대한 중국 공산당(CCP)의 박멸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보도해 왔다.
중국어판 에포크타임스의 편집장 황완칭은 이번 사칭 이메일이 중국 공산당 및 그 대리인들이 벌여온 협박 전술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공포를 조성하려 한 가해자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황 편집장은 성명을 통해 밝혔다.
더 광범위한 공산당의 캠페인
이번 협박성 이메일은 중국 정권의 더 광범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내부자는 2024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지난 2022년 전 세계적으로 파룬궁을 탄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폭로했다. 이 캠페인의 주요 목표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세운 기업들이다. 시진핑은 특히 국제 언론 매체들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는데 영어권 세계에서 정권에 맞서는 주요 ‘적대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시진핑의 지시가 있은 직후 두 명의 중국 요원이 미국 국세청(IRS)을 매수해 파룬궁 수련자들이 설립한 션윈예술단을 조사하게 하려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결국 무산됐고 두 사람은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공산주의 없는 중국’을 무대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션윈예술단은 또한 중국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로부터 대량의 협박성 이메일을 받아왔다. 션윈예술단이 순회 공연을 할 때마다 협박자들은 극장 측에 공연 취소를 요구하며, 따르지 않을 경우 총격이나 폭탄 테러와 같은 폭력을 가하겠다고 위협한다. 지난 2월에는 워싱턴의 케네디센터가 션윈예술단 개막 공연 몇 시간 전 협박성 이메일을 받고 관객들을 긴급 대피시켰으며, 이에 대해 백악관은 강하게 규탄했다.
지난 1년 동안 파룬따파 정보센터는 션윈예술단과 파룬궁을 겨냥한 130건 이상의 협박 사례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폭탄 협박이나 대규모 총격 위협도 다수 포함됐다. 일부는 션윈 단원과 그들의 훈련 시설을 겨냥했으며 심지어 파룬궁 지지 발언을 한 미국 의원들까지 표적이 됐다. 지금까지 실제로 실행된 협박은 없었다.
올해 1월 파룬따파 정보센터는 소셜미디어와 공공시설, 선출직 인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파룬궁 수련자를 사칭한 악의적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언론인, 법 집행 당국, 그리고 관계자들은 파룬궁 수련자나 션윈예술단 관계자 이름을 사칭한 “이상하거나 폭력적이고 의심스러운 메시지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룬따파 정보센터의 리바이 브라우디 사무총장은 “정권이나 그 대리인들이 가짜 파룬궁 수련자를 이용해 더 심각한 사건, 심지어 폭력적 사건을 모의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는 “현재의 전술을 강화해 파룬궁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반(反)파룬궁으로 돌리려는 목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브라우디 사무총장은 9월 11일 성명을 통해 “이는 파룬궁 수련자들을 극단적이거나 비이성적인 존재로 묘사하려는 베이징이나 그 대리인들의 노골적이고 대담한 시도”라며 “서방에서 우리의 신앙을 이렇게까지 비방하려 한다는 사실은 그들이 얼마나 절박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입법자들을 겨냥한 유사 사건에 대한 이전 조사에서 현지 당국은 발신자들이 중국 내에서 활동했으며 실제 위치를 숨기기 위해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대만 형사국은 다기관 합동 수사를 통해 추적한 결과 이메일 발신지가 시안(Xi’an)이라고 밝혔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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