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인사이트 윈도우] 이스라엘만? 주변 아랍국도 이란이 불편한 까닭은 ①

2025년 09월 07일 오후 5:48
박현도 교수가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박현도 교수가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

■ 방송 : 에포크 TV ‘인사이트 윈도우’
■ 일자 : 2025년 8월 1일(촬영)
■ 진행 :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
■ 대담 :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

*내용 인용 시 ‘에포크TV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이하 추봉기) = 지난 6월 중순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으나 이란 측에선 ‘심각하게 손상됐다’ 정도로 밝혔다. 어느 쪽 주장이 맞나.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이하 박현도) = 사실 가늠하기 어렵다. 처음엔 이란 쪽에서 피해가 없다고 얘기했다가 나중에 피해가 있었다고 얘기를 한 것도 의아했다.

▲추봉기 = 타격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박현도 = 사실 미국이 타격하지 않은 게 오히려 더 나을 수 있었다. 저희가 항상 생각한 게 ‘만약 미국이 때린다면 이란은 반드시 (핵 미사일을)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란은 (핵 미사일을) 만들 능력은 있으나 ‘만들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단, 이런 식(공습 및 폭격 등 무력 압박)으로 때린다면 (이란이) 열받아서라도 만들 것 같다는 걱정을 했기에 미국이 쉽게 (이란을) 때리지 못할 것이란 생각을 했었다. 이번엔 과감하게 (미국이 이란을) 때렸다. 사실 처음 때리기가 어렵다. 두 번째 때리는 건 어렵지 않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단, 전략적인 선택을 할 것이다. 때려서 막는 게 좋은지, 아니면 대화로 막는 게 좋은지 어디에 방점을 두는지가 문제다.

▲추봉기 = 이란 핵시설 공습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조했나.

△박현도 = 공조는 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지난 1월부터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계속 준비를 했다는 얘기가 미국 쪽에 있었다. 그리고 3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에니 이란 지도자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두 달 안으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군사적 보복’을 예고했다. (따라서) 이번 (이란 공습은) 갑작스런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 확전(擴戰)을 두려워했던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후) 바로 ‘끝났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 확전을 해서 미국이 얻을 게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추봉기 = 미국의 공격 후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이유는 뭔가.

△박현도 = 휴전 합의를 제가 봤을 땐 ‘두 국가가 원해서 한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 미국이 ‘그만하라’고 얘기를 하니 실질적으로 (이스라엘과 이란 두 국가 모두)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휴전은 두 국가가 진심으로 휴전한 게 아니라서 언제든 (무력 충돌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추봉기 =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한 합의는 아니란 것인가.

△박현도 = 이 전쟁이 계속 간다면 두 국가의 피해가 굉장히 크다. 그 피해는 이스라엘이 더 클 것이라고 본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많이 가진 사람이 잃을 게 더 많다. 그리고 덩치로 보면 10배 이상 이란이 크다. 오랜 기간 전쟁을 하면 피해는 이스라엘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란도 전쟁이 오래 가서 좋을 건 없다.

▲추봉기 =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망 ‘아이언돔(이동식 지대공 미사일)’이 이란의 극초음속 미사일 공격에 뚫렸단 소식이 있다.

△박현도 = (언급 전) 이런 말씀을 드릴 때마다 부담스러운 게 있다. 전제 조건이 두 개가 있다. 첫째, 전쟁 땐 자기가 입은 피해에 대해 있는 그대로 얘기하지 않는다는 게 전쟁 수칙이다. 모든 교전 국가가 100을 당하면 50 정도 줄여서 얘기를 한다. 둘째, 국내에 전해지는 모든 소식은 서방 언론을 통해 들어온다. 서방 언론은 압도적으로 친(親)이스라엘이다. 이란 쪽 얘기는 한번 의심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가 받는 정보는 주로 이란이 피해를 받은 것만 소식으로 받는다.

이스라엘이 피해를 받은 건 맞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 이래 이렇게 맞아본 적이 없다. (그리고) 어느 나라도 이스라엘을 이렇게 때려본 적이 없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도 그렇고, 이스라엘 항구도시 하이파도 그렇고 맞은 건 확실하다. 그리고 아이언돔이란 건 실질적으로 초음속 미사일을 막는 용도가 아니다. 아이언돔은 짧게 날아오는 하마스의 미사일과 로켓을 막는 용도다. (사실상) 이란이 (아이언돔을) 무력화시켰다. 초음속이다보니 정확하게 (이스라엘 지역을) 강타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선 재래식 미사일보다) 더 빠른 게 들어오니까 전혀 못 막았다.

▲추봉기 =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속적으로 지지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전략적 동맹,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박현도 = 앞서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중동 정책은 세 가지로 정리 가능하다. 첫째, 유럽을 공산주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 둘째,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 셋째, 이스라엘 보호다. 왜 그런가에 대해선 여러 가지 얘기가 있다. 미국엔 유대인이 많이 있다. (그리고) 미국의 유대인들을 하나로 보기엔 어렵다. 단, 숫자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AIPAC(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 등 미국의 유대인 로비 단체가 있다는 것이다. 또 2022년 AIPAC이 지원한 미국 정치인들 90%가 당선됐다. 영향력이 대단하다. 이들이 후원하고 지원한 후보 중 90%가 당선됐다는 건 더 말할 것도 없지 않겠나.

▲추봉기 = 이스라엘이 중동의 군사패권국가가 될 것이란 얘기가 있다.

△박현도 = (이스라엘) 주변에선 (이스라엘을) 패권국가라고 얘기를 많이 한다. 무슨 말이냐면 ‘이스라엘과 적대할 나라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앞으론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 상황에선 이스라엘만큼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는 없다. (그러나) 사실 이스라엘 군사력은 중동 패권을 갖기 위함이 아니라 자국 보호를 위해 가진 군사력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굳이 자신의 안보를 위협하면서 패권을 추구한다는 것은 호사가들의 얘기라고 생각한다.

▲추봉기 = 이스라엘은 그간 시리아·레바논·예멘 등 주변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란을 견제했다. 이번엔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했다. 이란을 직접 공격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박현도 = 핵 때문이다. 사실 이란은 이스라엘만 걸림돌이 아니라 같은 무슬림의 아랍 국가들과도 사이가 편하지 않다. 아랍 국가들이 이란을 보는 눈도 그렇게 편하지 않다. 이스라엘도 그렇고 다른 아랍 국가들도 그렇고 이란이 패권주의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대놓고, 아랍 국가들은 조용히 이란의 핵을 막으려고 했다.

*박현도 교수와의 인터뷰는 2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