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윈도우] 헬조선?…한국엔 있고 북한에 없는 이것 ‘희망’ ②

■ 방송 : 에포크 TV ‘인사이트 윈도우’
■ 일자 : 2025년 7월 2일(촬영)
■ 진행 :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
■ 대담 : 탈북 청년 강규리 씨
*내용 인용 시 <에포크 TV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이하 추봉기) =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랍거나 충격적인 장면이 있다면.
△강규리 = 너무 많았다. 말할 수 있는 자유, 언론의 자유에 대해 되게 놀랐다. 저희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한국은) 대통령도 막 욕하더라. 그리고 탄핵할 때도 이게 관철돼 엄청 놀랐다. 또 남자들이 화장을 하고 청년들이 머리 색을 빨간색으로 하고 노란색으로도 한다. TV에서 볼 때랑 똑같이 눈으로 보니까 적응이 잘 안됐다.
▲추봉기 = 한국에 오기 전 기대했던 것과 실제 와서 경험했을 때 차이가 있다면.
△강규리 = 한국이 선진국인 것을 알고 왔으니까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다. 한국 옷은 잘 안 찢어지고 평생 입어도 낡지 않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가격에 따라 질이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되고 산다는 게 똑같다는 걸 깨달으면서 정말 자유롭고 할 게 많음을 알았다. 저희 나이에 박사를 할 수 있었다. 북한에선 박사라고 하면 엄청 (과정이) 어렵다. 저도 노력하면 (박사 학위 취득을) 할 것 같다.
▲추봉기 = 한국 사회의 장단점을 어떻게 생각하나.
△강규리 = 단점은 제가 말할 것이 없다. 워낙 열악한 환경에서 살다보니까 (한국에서의 삶에) 매일매일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다 신기하다. 또 이런 얘기를 하던 저런 얘기를 하던 전 즐겁기만 하다. 장점은 제 나이에 공부를 할 수 있고 아무 때나 샤워를 할 수 있고 아무 때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내가 원하면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돈을 벌 수 있고 꿈을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추봉기 = 최근 유엔(국제연합) 총회에서 증언을 했다. 계기가 어떻게 되나.
△강규리 = 저는 미국 초청을 받고 세 번 정도 워싱턴DC에 가고 필라델피아도 갔다. 그러다 보니까 미국 정부에서 저를 초청했다. 그래서 저는 초청을 받고 혼자 비행기를 타고 가서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바로 다음날 왔다.
▲추봉기 = 연설 때 주로 어떤 내용을 발언했나.
△강규리 = 북한의 열악한 인권의 실상을 알렸다. 저희가 북한 청년이다 보니까 친구들이 겪던 총살 사례들, 또 북한 주민들이 통제받고 억압받는 그런 것을 알리는 증언을 했다.
▲추봉기 = 북한에서 ‘잘 산다’는 기준이 있다면.
△강규리 = 북한엔 워낙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뭐 ‘내가 잘 산다’고 말하면 잘 사는 것이고 ‘먹고 사는 게 괜찮다’면 잘 사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 입장에선 정말 잘 사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한국 분들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 잘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중앙당 간부라든지 배가 이렇게 나왔다. 북한에서 배 나온 건 간부의 표정 같은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달러를 많이 모아둔다. 그 정도 돼야 정말 부자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이렇게 돈이 많거나 하는 사람들이 (북한엔) 많지 않다.
▲추봉기 =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평앙 간부들의 사치와 특권을 어떻게 바라보나.
△강규리 = 일단 배 나온 것부터 저희는 불만이다. 간부들이 왜 저렇게 배가 나왔는지. 우리 배는 승냥이 배인데. 그런 것부터 불만이다. 그리고 사치에 대한 사람들의 개념이 없다. 여기서는 명품을 알아볼 수 없다.
▲추봉기 = 북한에선 돈만 있으면 다 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강규리 = 맞다. 한국 드라마 보는 것 말곤 돈만 있으면 뭐든 다 될 수 있다. 옛날엔 한국 드라마도 돈 주면 다 풀려나고 했으나 지금은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추봉기 = 북한에서 출신 성분은 얼마나 중요한가.
△강규리 = 맞다. 금수저와 흙수저가 갈리는 것과 같다. 북한은 ‘농장원’이라고 해서 대대손손 농장 일을 하는 부류가 있다. 농민이라고 한다. 그 사람들은 국가 일과 관련해 농사를 지으면서 배급도 없이 살아야 한다.
▲추봉기 = 북한에서 신분 상승의 기회는 없나.
△강규리 = 일단 농민 출신은 안 되고. 또 출신 성분을 4촌과 6촌, 7촌까지 본다. 7촌에서 누군가가 사형을 당했다거나 누군가가 감옥에 가면 (간부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진짜 출신 성분이 너무 좋다고 하면 김일성종합대학에 가서 중앙당 간부까지 할 수 있다. 저 같은 경우엔 이제 할머님이 평양에 살다가 지방으로 내려왔다. 이건 출신 성분이 안 좋다고 본다. 저희는 농민이 아니지만 노동자였다. 내가 만약 ‘간부가 될 만한 사람’을 만나려고 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보위부 계통은 아내들도 본다. 부자라고 해도 신분 상승은 어렵다.
▲추봉기 = 북한에선 일반 주민이 소고기를 사 먹을 수 없다는 데 사실인가.
△강규리 = 식당에서 소고기를 판다. 단 먹을 수 있는 소가 따로 있다. 북한에선 소가 일을 한다. 만약 소를 훔친다면 그것은 사형감이다.
▲추봉기 = 대한민국의 일부 젊은 세대는 현 사회를 ‘헬조선’이라고 하며 북한 체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강규리 = 일단 그분들은 (북한에서) 살아보지 못했으니까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분들은 북한에 가서 한 시간만 살면 답이 딱 나올 것이다. 핸드폰이 없이 한 시간도 못 사는 것처럼 (북한에) 가면 진짜 어렵다. 한국 청년분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걸 안다. 제가 그분들에게 희망의 말씀을 조금 드리자면 힘든 것 맞다. 저도 엄청 힘들다. 북한에 있을 땐 무지 힘들었는데 한국에 오니까 역시 힘들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그리고 누구의 통제를 받지 않고 노력하면 된다. 그래서 사실 힘든 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다.
▲추봉기 = 바람직한 남북 통일의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강규리 = 서로 교류만 할 수 있어도 너무 좋겠다. 더 좋은 방법은 우리가 합치는 것이다. 무조건 평화적인 통일이 돼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추봉기 = 남한의 청년 세대들은 통일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얼마 전에 통일이 되면 자신들이 힘든 상황에서 북한을 또 도와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강규리 = 나라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렇다. 저는 역사를 좀 배웠다. 배워보니까 저희가 땅이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그런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좀 더 강대국으로 만들고 싶다면 사실 통일이 돼야 한다. 그래서 전 나라를 정말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통일이 된다 안 된다가 아니고 당연한 것이다. 필수적인 것이다. (통일에 거부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은) 생각을 안 해서 그런 것 같다. 통일이 그냥 안 될 것이라 믿고 우리하곤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통일에 무관심할) 수 있다.
▲추봉기 = 북한 주민들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강규리 = 전쟁을 원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나. 잘 살려고 통일도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은 있다. ‘이렇게 살 바엔 전쟁이 일어나서 뭐라도 돼라’ 식의 얘기는 있다. 단 정말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의 땅은 없어진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북한에서 정말 도발하고 그러는 것은 정말 전쟁을 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다. 북한 사람들은 이제 그것을 다 안다. 이제 전쟁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으니까. 핵을 발사하면 세계가 다 때려 죽인다고 한단다. 그걸 저는 북한에서 알았다. 핵 사용하면 미국부터 시작해서 온 나라가 북한 땅덩어리를 없앤다는 것을.
▲추봉기 = 탈북민으로서 한국 국민에 특별히 바라는 게 있다면.
△강규리 = (탈북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주셨으면 좋겠다. 다시 바라봤으면 좋겠다. 똑같은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가가 중요하다.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저희는 열심히 살고 있다. 그래서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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