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매체 “김정은 돌발 참석에 中 긴장…열병식, ‘악의 축’ 부각 우려”

베이징 소식통 “中, 불참 예상했다가 참석 통보에 당황”
“中 공산당, 항일승전 기념하며 ‘평화 이미지’ 선전 의도”
“김정은 참석으로 북·중·러·이란…전쟁 국가들 총출동 행사로”
다음 달 3일 대규모 열병식을 앞둔 중국 공산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통보로 당황하고 있다는 대만 매체 보도가 나왔다.
당초 이번 열병식을 ‘전쟁에 대비는 하지만,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평화 이미지 선전의 장으로 마련했는데, 예상과 달리 북·중·러에 이란까지 이른바 ‘악의 축’ 국가들이 총출동하면서 오히려 ‘전쟁 국가’ 이미지가 강화될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지난 28일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이란, 파키스탄, 쿠바, 미얀마 등 26개국 정상이 열병식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공산당은 열병식을 ‘중국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행사’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이날 대만 매체 ‘상보(上報)’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이를 두고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양분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외교부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대신 최룡해 국무위 제1부위원장을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경제난을 겪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막대한 병력 손실을 입는 등 안팎의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불거졌다. 우선 의전이다. 최룡해 부위원장이 참석하면 푸틴 대통령과 같은 수준으로 의전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할 경우 푸틴 대통령과 같은 수준으로 대해야 할지 고민이 생긴다.
해당 소식통은 “초청을 담당한 중공 외교부서는 내부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왕후닝(王滬寧)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서기는 다른 입장”이라며 “서방이 불참하더라도 중국은 스스로의 관점을 가져야 하고, 외부 시각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나아가 “김정은을 푸틴과 같은 수준으로 예우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돌발 참석’은 열병식의 성공까지 뒤흔들고 있다. 소식통은 “중공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전쟁 준비는 하지만,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며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중동의 혼란을 야기한 이란, 한반도를 위협하는 북한이 결집하면서 오히려 부정적 인식만 더욱 강화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 이재명 대통령의 모호한 태도에 中 공산당, 불쾌”
‘상보’는 또 다른 쟁점으로 한국의 대응을 지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초청을 받고도 모호한 태도를 보이다가 결국 국회의장 우원식을 대표로 파견하기로 했는데, 이는 베이징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으며 중공 당국이 김정은의 위상을 의도적으로 높이려는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달 25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도 “이제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밀착을 시사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지리적 근접성’을 이유로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왕후닝과 차이치는 중공이 북·러·이란과 함께 서는 것이 미국을 압박하는 협상 카드가 될 것으로 본다”며 “이는 새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해 베이징 쪽으로 기울어지도록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워싱턴 역시 이를 의식해 대중(對中) 정치·경제적 조치를 더욱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고, 중공은 향후 중동 문제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에서도 더 많은 협상 카드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미국 세인트토머스대 국제학과 예야오위안(葉耀元)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중국과 북한에 비교적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왔지만, 이재명 대통령에게서는 그런 의도가 보이지 않는다”며 “경제·안보 양측에서 미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려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예 교수는 또 “안보 문제가 경제보다 우선하는 만큼, 한국은 결국 미·중 경쟁 구도에서 미국 편에 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린셴찬(林賢參) 대만국립사범대 동아시아학과 교수 역시 “이재명 대통령도 중공의 대북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고, 김정은이 러시아와 가까워진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따라서 중공이 줄 수 있는 실질적 도움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굳이 ‘친중’ 행보로 미국과 일본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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