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속 ‘헝다 상장 폐지 예정’

2025년 08월 14일 오전 11:21
2024년 1월 29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헝다의 부분 운영 중인 상업 단지에서, 한 남성이 중국 지도와 헝다 상업 단지들이 표시된 지도를 지나가고 있다. ⎟ Greg Baker/AFP via Getty Images2024년 1월 29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헝다의 부분 운영 중인 상업 단지에서, 한 남성이 중국 지도와 헝다 상업 단지들이 표시된 지도를 지나가고 있다. ⎟ Greg Baker/AFP via Getty Images

중국 헝다그룹이 법원 명령에 따른 청산과 18개월간의 거래 중단 끝에 오는 8월 25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다. 이로써 헝다는 공개 거래의 시대를 마감하게 된다.

홍콩 증권거래소는 지난 8월 8일 헝다 측에 7월 28일까지 거래가 재개되지 않아 재심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통보했다.

공식 상장 마지막 날은 8월 22일이며 이후 주식은 더 이상 거래되지 않는다.

지난해 1월 말 홍콩 법원은 헝다가 실행 가능한 부채 재조정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고 여러 차례 기한 연장마저 소진했다고 판단해 청산 명령을 내렸다.

사건을 심리한 린다 찬 판사는 “이제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때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헝다는 법원 판결 당시 부채 규모가 3000억 달러(약 405조원)를 넘어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채를 지닌 기업이 됐다.

현재까지 청산인인 알바레즈 앤드 마살은 미술품과 클럽 회원권 등 약 2억5500만 달러(약 3440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2022년 기준 약 2500억 달러(약 337조5000억 원)로 추정되는 전체 자산의 1%도 되지 않는 규모로, 특히 중국 본토 내 사업을 포함한 그룹 운영 구조를 해체하는 작업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준다.

청산인들은 2024년 초 기준 총평가액이 약 35억 달러(약 4조7250억원)에 달하는 100개가 넘는 자회사를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 청구액은 450억 달러(약 60조7500억원)로 급증해 이전에 공개된 부채 규모를 훨씬 웃돌고 있다.

1996년 쉬자인(許家印, 영어명 후이카옌)이 설립한 중국 헝다그룹은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한 붕괴 전까지 매출 기준으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로 급성장했다.

파산을 막는 데 실패한 후, 당국은 ‘범죄’ 혐의를 주장하며 2023년 9월 창업주를 구금했다. 그는 이후 벌금을 부과받고 중국 증권시장에서 영구 퇴출됐다.

헝다의 몰락은 2020년 시행된 부동산 개발업체 과도 차입 규제 이후 본격화된 중국 부동산 부문 전반의 위축을 상징한다.

2020년 8월 중국 당국은 부동산 개발업체의 차입을 제한하기 위해 이른바 ‘세 가지 레드라인’ 정책을 도입했다. 구체적으로는 △부채비율 70% 이하 △순부채가 자본 대비 100% 미만 △현금 보유액이 단기 부채 이상일 것을 요구하는 엄격한 기준이다.

2021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헝다는 이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위반해 더 이상 추가 차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대출 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헝다는 공급업체 대금 지급과 선분양한 프로젝트 이행이 불가능해졌고 이는 붕괴를 더욱 가속화했다.

이 부동산 위기는 중국 당국이 해당 부문을 부양하기 위해 각종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 성장률, 주택 가격, 투자자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