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침체 진원지’ 헝다, 25일 홍콩거래소 상장 폐지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恆大·에버그란데) 그룹이 4년간의 부침 끝에 오는 25일 홍콩 증시에서 퇴출된다.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헝다는 12일 밤 공시를 통해 홍콩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주식 최종 거래일은 오는 22일이며, 25일 오전 9시부로 공식 상장폐지된다.
헝다는 공시에서 “거래소가 제시한 재상장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했고, 주식이 장기간 거래 정지된 상태에서 지난달 28일까지 거래 재개에도 실패했다”며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태의 발단은 작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홍콩 고등법원은 헝다에 대해 은행과 채권 보유자에 대한 채무 3000억 달러(약 410조원) 청산 명령을 내렸다. 이에 회사는 컨설팅 업체와 구조조정 계획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법원에 의해 청산이 확정되면서 주식 거래가 중단돼 1년 6개월 만인 지금에 이르게 됐다. 홍콩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증권 거래가 18개월 연속 중단되면 상장을 취소한다.
헝다는 고(高)레버리지 확장 전략으로 한때 시가총액이 4천억 홍콩달러(약 70조원)에 달했고, 창업자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2017년 2천900억 위안(약 55조원)의 재산으로 중국 후룬(胡潤)연구원이 선정하는 중국 1000대 부호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021년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뒤 주가는 급락, 작년 1월 거래 정지 당시 주가는 0.16홍콩달러(약 28원)로 급락하며 한때 4144억 홍콩달러가 넘었던 시가총액은 99% 감소했다.
헝다는 부동산 외에도 축구, 생수, 문화관광, 헬스케어, 농축산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6년에는 사명을 ‘중국헝다그룹’으로 바꾸고 다각화 전략을 추진했지만, 중국 본토 증시 재상장 계획이 무산되고 투자 분쟁과 중재가 잇따르면서 거대 사업 구조는 결국 붕괴했다. 현재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중단된 상태로, 채권자들의 채무 추심이 이어지고 있다.
2009년 11월 5일, 쉬자인은 홍콩거래소 상장 기념 타종식에서 환하게 웃었지만, 15년 뒤 헝다는 막대한 부채 속에 자산 청산 절차에 돌입했고, 마침내 증시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한때 중국에서 ‘우주 규모의 부동산 기업’이라 불렸던 헝다의 자본시장 신화가 종지부를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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