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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TO 체제 공식 탈피 선언…“트럼프 라운드로 새 무역질서 구축”

2025년 08월 08일 오전 10:42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 | AP/연합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 | AP/연합

미국이 관세 중심의 보호무역 기조를 공식화하며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부터의 사실상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새로운 다자무역 협상인 ‘트럼프 라운드’를 통해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고 글로벌 무역질서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WTO 중심의 자유무역 체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향후 국제 무역 질서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WTO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 질서를 구축하고 있으며, 우리는 지금 ‘트럼프 라운드’를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을 기점으로 EU, 한국, 일본 등과 연이어 체결한 일련의 양자 무역 합의들을 20세기 후반 우루과이 라운드에 대응하는 새로운 ‘라운드’로 명명했다. 그는 “이제는 추상적 다자주의가 아닌 구체적인 국익 중심의 무역 시대”라며 “트럼프 라운드는 미국 중심의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 체제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27일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발표된 미국-EU 간 무역 합의를 ‘턴베리 체제’라 명명하며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는 턴베리에서 확고해졌고, 실시간으로 구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기존 WTO 체제의 다자 분쟁 해결 절차 대신, 양자 합의 이행 여부를 직접 감시하고 불이행 시 신속하게 고율 관세를 재부과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이제 미국은 WTO 협상을 통해 얻은 것보다 더 많은 시장 접근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한 국가로 EU 외에도 ▲영국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파키스탄 ▲캄보디아 ▲한국 등을 언급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15%의 상호 관세율을 적용받으며, 미국 자동차 기준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이 미국 제조업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점을 들며 “한국은 비시장적 경쟁으로 쇠퇴한 미국 조선 산업의 회복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