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중국이야”…英 남성, 상하이 식당서 흡연 제지하다 폭행당해

흡연자들, 금연 요구 받아들이는 대신 항의
금연장소 내 ‘흡연자만 골라 찾는 유튜버’ 지적도
상하이의 한 식당에서 금연을 요구한 영국인이 흡연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사건 당시 “여기는 중국이다”라며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에는 최근 상하이의 한 식당 내부에서 백인 남성 한 명이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 사용하며 흡연 중인 중국인 손님에게 “나가서 피워달라, 여기는 식당”이라고 제지하는 장면이 담겼다. 그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중국인들을 촬영하며 벽에 부착된 ‘금연’ 문구를 가리켜 “이건 불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흡연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한 남성은 면전에서 계속 담배를 피우며 아랑곳하지 않았고 또 다른 남성은 영어로 계속 “카메라를 끄라”고 요구하며 언성을 높였다.
중국인 손님들은 외국인 남성이 “그러면 경찰에 가겠다(신고하겠다)”고 말하자 손을 뻗어 스마트폰을 뺏으려 시도했으며 “여기는 중국이다(This is China)”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 외국인 남성은 사건 직후 촬영한 영상에서 자신을 ‘앨런’이라고 밝혔으며, 말다툼 이후 신체 접촉이 발생했고 자신은 팔과 목, 다리 등에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돈(금전적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고 의료비도 스스로 부담했다”며 “바람이 있다면 타인을 해친 사람에게 공정한 처벌이 내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외국인 남성이 순수하게 손님으로 식당을 찾았다가 흡연에 항의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한 현지 온라인 매체는 이 외국인 남성이 상하이에 거주하는 영국 국적의 유튜버 ‘앨런(Allen)’이며, 공공장소 흡연을 제지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앨런은 식당, 쇼핑몰, 헬스장 등 금연구역에서 흡연자를 발견하면 금연을 요구하고 거부당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흡연을 제지하며 이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공개해 왔다. 이에 일부 중국 누리꾼은 그를 ‘영국판 임칙서’에 비유하기도 했다. 임칙서는 청나라 말 아편 밀수를 강력히 단속했던 청렴한 관리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상하이 공안 당국은 2일 공식 통보로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혔다. 당국은 사건이 지난달 29일 오후 11시께 상하이 민항구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으며, 외국 국적자 앨런 말릭이 톄(鐵)모씨의 식당 내 흡연을 저지하려다 말다툼을 벌였고 이후 촬영을 계속하다가 톄 씨 일행이 밀쳐서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외국인이니까 저렇게 당당하게 제지할 수 있었던 것”, “실내 금연이 전국적으로 강화되길 바란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럴 때는 외국인 덕을 본다”, “중국인이 경찰에 신고하면 무시당하기 일쑤지만, 외국인이 신고하면 빠르게 처리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편, 사건 이후 보건 당국은 해당 흡연자에게 과태료 200위안(약 3만8천원)을 부과하고, 식당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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