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오클라호마 주지사, 中共 영향력 차단 위한 州 차원 대응 조치 발표

2025년 08월 04일 오후 7:08
2021년 2월 11일 케빈 스티트 미국 오클라호마 주지사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Sue Ogrocki/AP Photo2021년 2월 11일 케빈 스티트 미국 오클라호마 주지사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Sue Ogrocki/AP Photo

케빈 스티트 미국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중국이 미국 전역의 주 정부 차원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며 자신은 이를 거부하고 중국산 수입품 의존을 피하기 위한 자체 국제 전략을 수립해 왔다고 밝혔다.

“의회가 너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정치적이며, 심하게 당파적이어서 이제는 중국이 직접 각 주 정부로 찾아오고 있다”고 스티트 주지사는 8월 1일(현지시간) 방영된 ‘아메리칸 쏘트 리더스(American Thought Leaders)’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베이징 측의 영향력 시도와 관련해 그는 자신이 이를 실질적으로 차단했다면서 “그들은 나에게 접촉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내가 그들을 막아버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재선에 성공해 현재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스티트 주지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발생한 공급망 혼란을 회상했다. 그는 이에 대응해 보좌진들에게 관련 사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으며, 중국과 대만 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당시보다 20배 더 심각한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티트 주지사는 지난해 6월 외국 적성국—특히 중국 공산당(CCP)으로부터의 위협에 대비해 오클라호마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해당 명령은 관리기획서비스국(OMES)에 사이버 보안 위협, 전력망, 수자원 인프라, 공급망 등 취약 요소를 파악하기 위한 주 전역 연례 리스크 평가를 실시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또한 명령은 OMES에 중요 국가 조달사업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도록 하고, 주 정부 기관들이 단일 공급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공급망을 더 가까이, 국내로 가져오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다. 이는 우리가 특정 사안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주내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라고 스티트 주지사는 말했다.

국제 전략

중국 공산당의 공격적 행보로부터 주를 보호하는 한편 스티트 주지사는 국제 전략도 병행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주 정부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지금까지 80개국 이상 외국 대사들과 면담했으며 영국과 덴마크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스티트 주지사는 오클라호마주 상무부 관계자들과 함께 대만, 한국, 일본을 잇는 통상 사절단 일정에 나섰다. 대만에서는 라이칭더(賴清德) 총통과 회동했으며 양측은 에너지 및 항공우주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스티트 주지사는 이번 아시아 순방이 석유, 가스, 농산물 등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도록 미국의 동맹국들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오클라호마는 미국 내 주요 천연가스 및 원유 생산 주 가운데 하나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지할 수 있는 동맹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스티트 주지사는 말했다. “우리가 그 같은 방문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우리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직접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올해 초 오클라호마 주 의회는 대만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지지하고 ‘대만관계법(the Taiwan Relations Act)’ 제정 46주년을 기념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과 대만은 1979년 미국이 외교 승인을 대만에서 중국으로 전환한 이후 공식적인 외교 동맹국은 아니지만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에 따라 미국은 여전히 대만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자 주요 무기 공급국이다.

‘핵심 광물 수도’

스티트 주지사는 오클라호마를 “미국의 핵심 광물 수도”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에 본사를 둔 에미리트 글로벌 알루미늄(Emirates Global Aluminum)은 오클라호마에 알루미늄 제련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40억 달러(한화 약 5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45년 만에 처음 건설되는 제련소로, 털사(Tulsa) 동쪽에 위치한 이놀라항(Port of Inola)에 들어설 예정이다.

스티트 주지사와 해당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서명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이 제련소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54만4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클라호마 주 관계자들은 지난 5월 이 프로젝트가 약 1000개의 직접 일자리와 1800개의 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중국은 약 4300만 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했으며 이는 2004년의 400만 톤에서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미국이 사실상 이런 원료에서 자석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공정을 개발해 온 나라”라고 스티트 주지사는 말했다. “그런데 우리는 제조 기술, 특히 핵심 광물 제조 역량을 모두 중국에 넘겨버렸다. … 이제 그게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걸 되돌려 놓으려는 것이다.”

그는 “USA 레어 어스(USA Rare Earth), 그린 리아이언(Green Li-ion), 블루 웨일(Blue Whale) 같은 기업들이 있다.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모두 모여 있고, 코발트·니켈 기반이 아닌 리튬과 인 계열 신소재로 만드는 새로운 배터리 회사들도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린 리아이언은 아토카(Atoka)에 공장을 운영하며 폐배터리에서 배터리 등급의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스티트 주지사와 주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2023년 오클라호마 투자 계획을 발표한 블루 웨일 머티리얼즈(Blue Whale Materials)는 바틀스빌(Bartlesville)에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올 1월 스티트 주지사는 X(구 트위터)를 통해 USA 레어 어스가 스틸워터(Stillwater) 공장에서 ‘첫 번째 희토류 자석’ 생산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그는 “이것은 미국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