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명한 워싱턴DC 검사장, 美 상원 인준 통과…폭스뉴스 출신

트럼프가 지명…공화당 전원 찬성·민주당 전원 반대
워싱턴DC 검사장, 민감한 정치적 사건 수사권 가진 요직
미국 상원이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의 전 판사이자 검사인 제닌 피로를 워싱턴DC 연방 검사장으로 공식 인준했다.
상원은 2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피로 지명자 인준안을 찬성 50표, 반대 45표로 통과시켰다. 표결은 철저한 당론 투표로 진행됐다.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진 반면, 민주당에서는 단 한 명도 찬성하지 않았다. 전체 100석 중 5석이 빠진 것은 공화당 3명, 민주당 2명이 표결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피로 검사장은 뉴욕 웨스트체스터카운티에서 판사와 지방검사장을 지낸 법조인으로 방송계로 전향해 ‘판사 제닌 피로’’라는 이름의 법정 리얼리티 쇼로 얼굴을 알렸고, 폭스뉴스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판사 제닌과 함께하는 정의’를 10시즌 동안 이끌며 보수 진영의 대표 해설자로 떠올랐다.
그녀는 방송인 시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인터뷰하며 친밀한 관계를 보여왔으며, 2020년 대선 이후에는 선거에서 대량의 부정이 일어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며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피로 검사장의 임명 절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에드 마틴 주니어의 지명을 철회하고 피로를 워싱턴DC 검사장 대행으로 임명한 데 이어, 6월에는 정식 지명 절차에 착수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장악한 상황에서 그녀의 검사장 인준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상원 법사위는 지난달 17일 피로 지명안을 다수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당시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 도중 집단 퇴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인준을 앞두고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피로가 “이슬람 혐오적 발언과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한 허위 주장을 퍼뜨렸다”며 자격 미달이라고 비판했으나, 공화당 중진 척 그래슬리 의원은 “피로는 30년 가까이 검사와 판사로 일하며 아동·가정폭력 범죄에 강하게 맞서온 인물”이라고 옹호했다.
그래슬리 의원은 또한 “그녀가 방송인 시절 거친 발언을 내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법조인으로서의 실적은 그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인준 직후 피로는 SNS를 통해 “지지해 준 상원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워싱턴) DC여, 진짜 범죄 전문가가 간다”며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다른 주 검사장보다 특별한 권한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방범죄와 지방범죄도 관할하는 유일한 연방검사장으로, 연방정부 기관이 다수 집중된 워싱턴DC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공직자 비리와 국가안보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수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혔던 1·6 의회 습격사건 수사를 지휘한 것도 전임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이었다.
한편, 상원은 이날 저녁 여름 휴회에 들어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수십 건의 인사는 추후 처리될 예정이다. 이에 공화당에서는 후보자 인준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관련 규정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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