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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모기 ‘치쿤쿠니아 열병’ 확산…美 ‘중국여행 2단계 경보’ 발령

2025년 08월 04일 오전 10:41
중국 공항에서 여행객이 보안 검사를 받고 있다. | China Photos/Getty Images
중국 공항에서 여행객이 보안 검사를 받고 있다. | China Photos/Getty Images

미국 보건 당국이 중국 내 ‘치쿤쿠니아 열병’ 확산을 우려하며 중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1일(현지 시각)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중국에 대해 2단계 ‘여행 경보(travel alert)’를 발령했다. CDC는 특히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지난 몇 주간 모기 매개 감염병인 치쿤쿠니아 열병의 증가를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번 여행 경보는 여행객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치쿤쿠니아 열병을 이전에 퍼지지 않았던 곳으로 옮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은 중국 정부 공식 통계를 인용해, 광둥성에서 지난달 말 기준 약 4824건의 치쿤쿠니아 열병 감염자가 보고됐으며, 이 중 약 3000건이 일주일 사이에 발생했다고 전했다. 확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역 보건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확진자 수가 6500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다만 대부분이 경증이며 사망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에서 감염자 90% 이상이 집중됐다고 밝힌 포산시 보건 당국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상황이 심각하다”며 지역 사회의 철저한 방역 대응을 당부했다. 포산시에 감염자가 집중된 것은 제조업체가 몰려 있는 공장 등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중국 남부 지역에서는 모기 활동이 활발해지는 해 질 무렵에 맞춰 단체로 모기향을 피우는 등 방역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폭우와 무더위가 겹치면서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CDC 여행 경보는 4단계로 나뉜다. 위험도가 가장 낮은 1단계는 손 씻기, 예방접종 확인 등 일반적인 주의사항만 지켜도 된다.

이번에 중국을 상대로 내려진 2단계는 여행 자제까지는 아니지만 강화된 주의사항이 요구된다. 방충제 사용, 긴소매·긴바지 착용, 모기 피하기, 백신 접종 등이다. 다만 치쿤쿠니아 열병은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백신 접종은 가능하지 않다.

3단계는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여행 자제가 권고되며, 4단계는 여행이 금지된다.

CDC의 이번 조치는 중국 남부 지역의 치쿤쿠니아 열병 유행이 지역 감염을 뛰어넘어 글로벌 감염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고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이번 광둥성 확산 상황이 2004~2005년 인도양 지역에서 발생해 유럽으로 확산됐던 대유행 패턴과 유사하다며 전 세계적 경고(Global Warning)를 발령한 바 있다.

한편, 한국 질병관리청은 치쿤쿠니아 열병 확산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검역 관리 대상 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입국자 집중 감시 및 공항·항만 내 모기 감시 지점 확충 등의 방침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