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7월 30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모든 요소를 매우, 매우 신중하게 검토한 후 엔비디아 칩 판매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경제고문인 그는 중국의 칩 혁신 가속화를 막기 위해 저급 엔비디아 칩의 중국 판매를 재개하는 것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2주 전 연방 규제당국으로부터 H20 그래픽 처리 장치의 중국 판매 재개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취득할 것이라는 확약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와 무역 제재를 집중적으로 주고받던 지난 4월, H20 수출 중단 명령을 받은 바 있다.

H20은 바이든 대통령 때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도록 특별히 설계되어 2022년 처음 출시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정책을 기반으로 구축된 이 규정들은 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필요한 최첨단 칩을 획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엔비디아의 최고급 프로세서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H20은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의 주요 경쟁자이자 중국 최고 수준의 대형언어모델인 딥시크(DeepSeek) 출시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셋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국 반도체로부터 중국 AI 개발자들을 완전히 차단해서 중국의 자체 칩 개발을 부채질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성능을 낮춘 엔비디아 칩을 판매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폭스뉴스의 마사 맥컬럼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로부터 칩을 사지 않으면 혁신을 통해 자체 칩을 만들 것이라는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이 AI 칩의 세계 표준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우리가 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저급 칩을 중국에 제공하되, 최고급 칩은 여전히 우리가 보유하도록 하자는 것이 팀이 내린 결정이었다.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셋은 의회 의원들이 당파를 초월해서 지속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 결정을 옹호했다.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존 물레나르 의원(공화당-미시간주)은 7월 22일 연설에서 H20 수출 금지 해제의 근거는 이해하지만, 중국군이 AI 역량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더 큰 우려 때문에 여전히 이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H20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것보다 현저히 개선된 제품이다. 이런 칩들은 언젠가는, 만약이 아니라 반드시, 인민해방군 슈퍼컴퓨터로 전용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첨단 AI 모델 운용 능력이 상당히 향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그레고리 믹스 의원(민주당-뉴욕주)과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시나무르티 의원(민주당-일리노이주)은 트럼프 행정부가 베이징과의 무역 협상에서 칩 판매를 협상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비판했다.

그들은 7월 28일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 스스로 베이징이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막고, 초당적으로 구축하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 온 다자간 수출 통제 체제를 유지하려면, 국가안보 정책과 무역 정책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의사당 밖에서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던 전직 관리들과 영향력 있는 보수파 인사들로 구성된 연합체가 루트닉에게 H20의 중국 판매 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군민(軍民) 융합 전략을 언급하며, H20과 이를 활용한 AI 모델이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의 영향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H20 같은 저급 칩이라도 중국에 수출하기 전에 미국의 수요에 우선적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트닉의 사무실은 기사 발행 시간까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 H20 수출이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 통제를 완화하는 합의의 일부라고 말했다. 희토류는 미국의 전자, 자동차, 청정에너지 산업에 필수적이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