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중국공산당 지도부, 시진핑 권력 축소 나서

중국 최고지도부가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권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거의 10년 전 설립한 강력한 위원회들과 기구들을 규제하는 새로운 규정을 제안했다.
제안된 규정은 6월 30일 당의 두 번째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의 비공개 회의에서 검토됐다고 중국 국영 언론이 보도했다.
새로운 조치의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영 신화통신이 발표한 회의 결과 요약에 따르면 그 목적은 이러한 위원회들의 “설립, 책임, 운영”을 규제하는 것이다.
규제 대상은 ‘의사결정, 심의 및 조정 기구’라고 불리는 기관들인데, 이는 금융 서비스, 외교, 기술 개발,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주도하는 십여 개 이상의 위원회를 가리킨다.
이러한 당 위원회 중 다수는 2018년 시진핑이 국가기관에 대한 공산당의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일련의 지침을 도입하고서 설립되었거나 권력이 강화되었다.
6월 30일 회의 참석자들은 이들 위원회의 영향력을 제한하라고 지시하며, 이들이 “다른 기관의 기능을 인수하거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명시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 지시는 외부 관찰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시진핑이 중국공산당을 이끌어 온 방향에 대해 당의 엘리트들이 목소리를 낸 희귀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중국 시사 평론가 리린이(李林毅)는 에포크타임스에 “정치국은 본질적으로 시진핑이 만든 각종 위원회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가했다. 이들 위원회가 사소한 문제에 집중하고 월권행위를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규정에 따르면 이들 위원회의 회의 의제는 당 총서기가 결정하기 때문에 위원회에 대한 비판은 시진핑 본인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리린이는 이러한 상황 전개를 당 최고위층 내의 권력 투쟁과 연결 지었다.
그는 “앞으로 시진핑의 권력이 더욱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가 지원하는 싱크탱크인 국방안보연구원의 중국 전문가 셴밍스(沈明室)도 그의 논평에 동조했다. 6월 30일 정치국 회의의 결정은 당 원로들이 핵심 권력층으로 복귀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몇 주간 72세인 시진핑의 건강이, 정치적이든 신체적이든, 악화됐다는 추측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주요 인사들이 갑자기 실종되고 그의 측근 및 오랜 동료들이 몰락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축출된 인물은 먀오화(苗華) 제독으로, 그와 시진핑의 관계는 20여 년 전 연안 지역인 푸젠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부터 군의 정치적 충성도를 감독해 온 먀오화는 2024년 11월 부패 혐의로 갑작스럽게 직무가 정지되고 수사를 받게 됐다. 6월 27일 중국공산당은 설명도 없이 이 제독을 군 최고 지도부에서 축출했다.
시진핑의 또 다른 측근인 허웨이둥(何衛東) 상장의 운명에 대해서도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장군은 3월 중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최소 3개의 주요 정치 행사에 불참했지만, 베이징은 그의 행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처음에는 허웨이둥이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4월 24일 월례 브리핑에서 국방부는 다시 이 장군의 상황에 대한 질문을 회피했다. 그는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중앙군사위원회의 두 부주석 중 한 명이다.
이전에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한 정통한 분석가들에 따르면, 시진핑의 정치적 통제력은 당 원로들과의 권력 투쟁으로 인해 상당히 약화됐다.
당 지도부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많은 사람이 권력 이양의 신호를 찾으려고 정치국 회의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정치국은 6월 30일 회의를 마치고 4중전회(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언제 소집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당 핵심의 인사(人事)를 결정하는 비공개 회의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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