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챗봇 딥시크, 신뢰도 논란 속 사용률 50% 급락

뉴스 및 정보 전달 신뢰도 17% 최하위권… “관영매체 판박이”
중국 인공지능(AI) 챗봇 딥시크(DeepSeek)가 신뢰성 논란과 검열 의혹, 정보 왜곡 문제에 잇따라 휘말리며 글로벌 사용률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딥시크 개발사 측은 지난 2월, 딥시크 3세대 모델이 미국 오픈AI의 GPT-4 대비 약 5% 수준인 550만 달러(약 80억 원)로 개발됐다고 밝혀 전 세계 기술업계를 놀라게 했다. 고성능 AI 개발에는 수천억 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통념이었다.
중국 관영언론도 “중국이 독자 개발한 세계 수준의 AI”라며 딥시크 띄우기에 나섰고, 뉴욕 증시에서는 이른바 ‘딥시크 쇼크’로 미국 빅테크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급속히 차가워졌다. 실제 사용 지표는 딥시크와 중국 정부의 기대와 달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백링코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난 1월 1420만 건, 2월 196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출시 직후 급성장했으나, 3월과 4월에는 각각 900만 건에 그쳤다.
AI 플랫폼 포(Poe)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딥시크의 주력 모델 ‘R1’ 사용률은 2월 중순 7%에서 4월 말 3%로 줄었다. 최고점 대비 50% 이상 급락한 것이다.
신뢰도(信賴度)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비영리 뉴스 평가기관 뉴스가드(NewsGuard)는 2월 보고서에서 딥시크의 뉴스 전달 신뢰도가 1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 세계 11개 주요 AI 챗봇 중 10위에 해당하는 낮은 순위다.
뉴스가드는 딥시크가 뉴스 관련 질문의 30%에서는 거짓 주장을 반복했고, 53%는 모호하거나 쓸모없는 답변을, 83%는 유효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챗GPT나 구글의 제미니 등 서구권 AI 모델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특히 악의적 사용자들이 허위 정보를 생성하도록 유도할 경우, 딥시크는 가장 쉽게 영향을 받는 모델 중 하나로 지목됐다. 9건의 허위 응답 중 8건이 이 같은 ‘조작 유도형 프롬프트’에 의한 결과였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신뢰도 저하 원인으로 ▲중국 정부의 정보 검열 ▲사실 검증 체계 부재 ▲알고리즘 완성도 부족 ▲인터넷 개방 이후 저품질 정보에의 노출 등을 꼽는다. 딥시크가 오픈AI 모델을 모방해 출발했지만, 점차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百度)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두는 중국 정부의 철저한 온라인 검열 도구라고 비판받아 왔다.
중국 내 사용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질문 10개 중 8개는 ‘답변할 수 없다’는 반응이 돌아온다”며 딥시크가 ‘검열된 AI’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검색 결과가 관영매체와 똑같다”, “노동절에 대한 설명조차 하지 못한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딥시크가 중국 공산당의 대외 선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관영매체 CGTN은 4월, 딥시크 등 AI로 제작한 영상을 통해 미국의 관세 정책을 왜곡 비판하는 ‘반미 선전물’을 배포했다. 해당 영상은 관세로 인해 미국 중산층이 고통받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미국 정부를 억압자로 묘사했다.
정보 조작 외에도 딥시크는 보안 문제에 대한 경고도 받고 있다. 미국 하원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회’는 딥시크가 중국군 관련 기업과 연결된 서버를 통해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으로 전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사이버보안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수집된 데이터가 중국 당국에 제공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위즈 리서치는 지난 1월 딥시크가 해킹 공격을 받아 100만 건 이상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에는 채팅 기록, 시스템 정보, API 키 등이 포함됐다.
미 의회는 연방정부 기기에서 딥시크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며, 위반 시 최고 2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호주, 대만, 이탈리아 등도 딥시크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전문가들은 “계산 능력이나 알고리즘보다 투명성과 신뢰성이 진정한 AI 경쟁력”이라며 “딥시크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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