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암운(暗雲)에 빠져든 중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전개되는 가운데, 이러한 사건들이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과 밀접하게 연계된 국가로서, 이란의 변화는 테헤란을 넘어 베이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다. 이란은 주로 원유를 수출하고 중국의 전형적 수출품인 각종 공산품, 전자제품, 의류를 수입한다. 그러나 이란-중국 관계는 단순한 무역을 훨씬 넘어선다.
권위주의 신정국가인 이란은 수년간 중국과 광범위하게 협력하면서 감시 및 기술 역량을 강화해 왔다. 예를 들어 화웨이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가 미국 은행들을 상대로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조사받으면서 자백한 것이 바로 이란과의 비밀 거래였다. 화웨이는 이란 당국과 협력해 전국에 화웨이 장비를 설치하고 이란의 감시•보안 역량을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테헤란은 또한 다양한 이슈에서 베이징의 확고한 동맹이다. BRICS 연합의 회원국으로서 이란과 중국은 다양한 외교정책 이슈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등 이란의 대리 세력들에게서 중국제 무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직접적인 무기 제공을 꺼리는 상황에서, 이란은 모스크바에 드론을 대량 공급하는 중요한 공급처가 되었다. 그런데 이란은 러시아의 엄청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국 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분쟁이 이란, 중국, 그리고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현재 이스라엘은 이란의 석유 수출 인프라 타격을 피하고 있다. 이란산 석유는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된다. 이로 인해 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가와 석유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전략을 바꿔 석유 시설을 표적으로 삼기 시작하면 중국과 세계 석유 시장에 즉각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란의 제조 역량이 무력화된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러시아의 드론 역량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중국이 개입해 러시아에 공급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중국은 우크라이나 공격용 군사 역량 제공을 꺼려 왔다. 다시 말해, 이란 제조업의 마비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이란산(産) 공격 무기를 줄이는 동시에 중국을 러시아와의 더 깊은 동맹으로 이끌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더 큰 그림과 장기적 관점에서 이란-중국 파트너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현 이란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더라도 크게 약화되어 중국과 함께 서방에 맞서 세계 정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예멘, 시리아, 하마스 등 이란의 대리 세력들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무력화됐다.
테헤란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난다면 이란-중국 파트너십의 토대가 붕괴될 수 있으며, 권위주의 공산국가와 협력하는 현재의 권위주의 신정체제를 대신해 서방 친화적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최선의 경우라도 새 정부는 중국 같은 국가들과의 기존 동맹과 파트너십을 재검토할 것이다.
베이징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중동 안보 상황의 근본적 변화가 미국으로 하여금 더 많은 국방 자원을 인도태평양에 배분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정권의 팽창주의적 무력 과시와 이 지역에서의 미국 개입에 대한 편집증적 반응을 고려할 때, 이란 안보 상황의 어떤 변화도 베이징에는 깊은 우려를 안겨줄 것이다. 주의가 분산된 미국은 베이징에 이익이 되며, 중국은 이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철학자 요기 베라의 말을 빌리자면, 나는 예측을 하지 않는다. 특히 미래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베이징이 이란에서 전개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기존 현상(status quo)의 거의 모든 변화는 베이징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이익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자신과 연대하고 권위주의적 이익을 지지할 수 있는 국가들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어떤 변화도 베이징에는 부정적으로 인식될 것이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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